[경제] 환율에 발목잡힌 금리, 5연속 동결…‘금리 인하’ 문구 삭제, 동결 길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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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멈춰 세웠다. 지난해 5월 결정 이후 8개월째 제자리다. 원화값 불안이 이어지면서, 금리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판단이 깔려있다. 한은은 금리를 낮출 거라는 기대감에도 제동을 걸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에서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통위원 모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외환시장과 주택시장 상황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상승률은 점차 목표 수준(2%)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이 상방(물가를 끌어올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멈춤’이 계속된 핵심 원인은 원화값 하락이다. ‘이번 결정에서 환율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그렇다”고 즉답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지난해 말 1480원 선을 돌파하자, 외환당국의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새해 들어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 기업의 달러 수요 등으로 10거래일 연속 하락(환율은 상승)하며 1500원 선을 넘보고 있다. 원화값 하락은 수입품 가격을 올려 물가에도 부담이 된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3%(근원 물가는 2%)였다.
이 총재는 최근 원화값 하락 원인으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요인이 전체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고, 나머지 4분의 1 정도는 우리만의 (수급)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개인 투자자들은 환율이 일정 수준으로 내려가면(원화 강세) 대규모로 달러를 사는 상황이 반복됐고, 올해 1월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은 지난해 10~11월과 유사하거나 큰 속도로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판단했다. 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경기 상승세 등으로 성장의 상방 요인이 확대됐다는 진단도 내렸다.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낮춰야 할 이유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김영옥 기자
실제 이날 공개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금리 인하’ 표현이 삭제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향후 통화 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라며, 중립적인 표현을 담았다. 이 총재는 “과도하게 금리가 인하될 거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저희가 원하는 정도의 메시지로 정상화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3개월 내 금리 전망에서도 총재를 제외한 위원 6명 중 5명의 위원이 동결 의견을 냈다. 1명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는 3개월 전망에 동결·인하가 각각 3명으로 나뉘었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부동산은 공급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에 금리만 올린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금리로 환율을 잡으려면 2∼3%포인트 올려야 하고,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11월 이후 이어진)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에 쐐기를 박았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걸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경기를 과열· 위축시키지 않는 금리) 수준 중간값이라는 점에서 한은의 동결 기간은 과거보다 훨씬 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한ㆍ미 기준금리 격차가 크게 축소됐음에도 달러당 원화값은 오히려 급락(환율은 급등)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환율 방어를 위한 금리 인상은 실익이 없고, 금융안정 차원에서도 근거는 미약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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