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네수 야권 지도자 마차도, 트럼프 만나 “노벨상 증정”…마음 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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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15일(현지시간) 오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노벨평화상 메달이 새겨진 금색 액자를 함께 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백악관 엑스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노벨상 메달을 증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공공연히 노벨상 수상 욕심을 드러내 왔고, 마차도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노벨상을 트럼프 대통령과 나누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여 면담한 마차도는 연방 의회 의사당으로 이동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메달을 드렸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달을 건네면서 “200년 동안의 폭정에 맞선 자유를 위한 투쟁 속에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 사이의 형제애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200년 전 미국 독립전쟁 영웅 라파예트 장군이 베네수엘라 출신 남미 독립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에게 미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초상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고 볼리바르가 평생 그 메달을 간직했다는 일화를 설명하면서다. 마차도는 “볼리바르의 후예들은 이제 워싱턴 전 대통령 후계자에게 우리의 자유를 위한 특별한 헌신을 인정하는 의미로 노벨평화상이라는 메달로 돌려드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마차도는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오후 3시쯤 백악관 바깥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상 메달을 증정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환한 얼굴로 인사하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믿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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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노벨위원회에 전시돼 있는 노벨평화상 메달 복제품.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마차도는 훌륭한 여성”

이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 증정을 공식적으로 수락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5시간쯤 지나서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많은 고난을 겪은 훌륭한 여성 마차도는 제 업적을 인정하며 노벨평화상을 제게 수여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땡큐, 마리아”라고 사의를 표했다. 백악관도 이날 오후 10시 40분쯤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과 마차도가 노벨상이 새겨진 금색 액자를 함께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를 인정하고 영예를 표하며 노벨평화상을 증정했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차도의 회동은 미군이 지난 3일 심야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기습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ㆍ압송 작전을 편 지 12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마두로 축출’에 성공한 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야권 지도자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체제 안정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차도를 두고 자국 내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도자가 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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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오른쪽)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마친 뒤 백악관을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까진 “마차도, 국내 지지 못 받아” 부정적

트럼프 행정부는 마차도 대신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에 오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고 “그녀는 대단한 분”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차도가 백악관에서 면담하던 시각에 브리핑룸에서 정례 브리핑을 진행 중이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지도자가 되기는 어려울 거란 대통령 평가는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기자 물음에 “현시점에서 그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는 변함이 없다”고 답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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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벨상 손에 쥔 트럼프, 마음 돌아설까

하지만 노벨상 수상에 강한 집착을 보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마차도에게서 메달을 증정받은 것을 계기로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베네수엘라의 정치범이 모두 석방되고 국가 재건 과정에서 야권 인사가 핵심 역할을 맡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마차도는 지난 6일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당신이 베네수엘라 차기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고 답한 적도 있다.

다만 노벨평화센터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 글을 통해 “노벨평화상 메달은 소유주가 바뀔 수는 있지만 노벨상 수상자 타이틀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노벨평화센터는 “지름 6.6㎝, 무게 196g의 금으로 제작되는 노벨평화상 메달은 앞면에 알프레드 노벨 초상이, 뒷면에 형제애를 상징하는 세 명의 남성이 새겨져 있다. 120년간 변함없는 디자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과 노벨상을 나누고 싶다고 했을 때에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노벨상 수상자 공표 후에는 취소ㆍ공유ㆍ양도할 수 없다”며 불가 입장을 냈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국 안정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베네수엘라 국회에서 가진 첫 국정연설에서 “정부는 외국인 투자 촉진을 목표로 탄화수소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유 개발 분야에서 외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예고한 것으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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