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런던 한복판 '간첩 요새' 논란…中 초대형 대사관에 떠는 영국

본문

btf794fd8737dc57e1ffa3c647955577b0.jpg

중국이 영국 런던에 지으려고 하는 신축 주영 중국대사관의 조감도. CBRE 캡처

영국에서 ‘중국 간첩 요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런던 템스 강변에 지으려는 유럽 최대 규모의 ‘슈퍼 대사관’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나선 중국의 강한 의지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건설을 승인할 생각이지만, 영국에선 “중국이 런던 한복판에서 금융·통신 기밀을 빼내려 한다”는 우려가 거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비공개 처리가 돼 있지 않은 중국의 주영 대사관 설계 도면을 입수했다”며 “중국 외교당국은 해당 건물 지하에 208개의 비밀방을 만들고 이곳에 첩보용 첨단 컴퓨터 장비에 사용될 수 있는 열기 배출 시스템 등을 갖출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공간 바로 옆엔 금융 중심지인 ‘시티오브런던’과 ‘카나리워프’의 금융 데이터, 런던 내 수백만 인터넷 사용자의 이메일 및 메시지 트래픽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섬유 케이블이 지나간다.

btbebd14deb2eb7c626105b7da28525121.jpg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비공개 처리가 돼 있지 않은 중국의 주영 대사관 설계 도면을 입수해 “중국은 해당 건물 지하에 208개의 비밀방을 만들려 한다″며 ″‘시티오브런던’과 ‘카나리워프’의 금융데이터 등을 전송하는 광섬유 케이블 바로 옆에 위치한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 캡처

텔레그래프는 “비밀방엔 장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비상 발전기, 스프링클러, 화장실과 샤워실도 설계돼 있다”며 “중국이 광섬유 케이블에 접근해 영국의 국가·금융 기밀을 탈취하려 한다는 우려를 또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지으려는 주영 중국 대사관 부지는 옛 영국 왕립조폐국이 있던 곳이다. 런던의 대표적 관광지인 타워 브리지나 런던탑과 매우 가깝다. 영국 왕실이 2010년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한 땅을 2018년 중국 정부가 2억5500만 파운드(약 5061억원)에 사들였다.

bt65a4f1131dbb9dcf0a8354942d89914d.jpg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비공개 처리가 돼 있지 않은 중국의 주영 대사관 설계 도면을 입수해 “중국은 해당 건물 지하에 208개의 비밀방을 만들려 한다″며 ″‘시티오브런던’과 ‘카나리워프’의 금융데이터 등을 전송하는 광섬유 케이블 바로 옆에 위치한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 캡처

중국 정부는 2022년 이곳에 초대형 대사관을 건설하겠다고 영국 당국에 신청했다. 면적이 2만2000㎡로 완공되면 유럽 최대 중국 외교공관이 된다. 하지만 관할인 런던 타워햄릿 구의회는 안전·보안, 교통 혼잡 등의 이유를 들어 해당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중국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영국 정부가 정당한 이유 없이 런던 새 중국 대사관 시설 건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2024년 8월 시 주석이 스타머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전화 통화에서 “대사관 신축을 허가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이에 영국 정부도 입장을 바꿨다. 영국 주택부는 지난해 8월, 10월, 12월 세 차례 연속 대사관 건설 계획 승인을 보류했지만,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더타임스는 “보안국(MI5)과 비밀정보국(MI6)을 관장하는 내무부와 외무부는 최근 보안성 검토를 한 뒤 건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영국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bt30c07479f56541668d24dc8302017020.jpg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24년 11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영국 현지에선 “중국이 유럽 내 중국 간첩의 본거지로 활용될 것” 이라거나 “중국 정부가 비밀 감옥을 설치해 반정부 인사들을 대거 구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반중 캠페인을 벌이는 홍콩 인권 운동가들이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8월 제출한 건축 도면의 상당 부분을 보안상 이유를 들며 공개를 거부하고, 지하에 정체불명의 비밀방을 다수 설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커졌다. 같은 해 9월엔 영국인 남성 2명이 중국 간첩으로 활동한 혐의로 체포되기까지 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최근 보고서에서 “영국의 감독을 받지 않는 대형 건물은 중국 정보기관에 수많은 간첩 활동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신축 대사관) 건물이 런던의 대규모 통신망과 근접해 있어 영국뿐 아니라 미국과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동맹과의 정보 공유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현재로썬 허가가 날 가능성이 크다.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스타머 총리가 안보 우려에도 런던 중심부에 들어설 초대형 중국 대사관 신축을 승인할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도 “스타머 총리가 이달 말로 예정된 중국 방문 이전에 대사관 건설을 승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영국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1억 파운드(약 1985억원) 규모의 베이징 주재 영국 대사관 재개발 계획에 대한 승인을 받을 생각이다. 다만 더타임스는 “보안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건설 승인을 할 경우 (스타머 총리가)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bt16985dcf9378ea8dc34ca28b915afa6e.jpg

    “제국주의 미국팀서 안 뛴다” MLB 입단 거부한 18세 마두로

  • bt4a8cd9b7771958375354abca16e4b1f6.jpg

    차베스가 뿌린 反美의 씨앗…마두로 축출로 27년 악연 종지부

  • bt15cd92441e659211177a815d1901caea.jpg

    “빈라덴 사살 후 최고 작전” “대만침공 조장”…외신 반응도 엇갈렸다

  • bt0f042a6ad7c1abeaa8c8cb243931f5f3.jpg

    “잠든 마두로 침실서 끌어냈다”…‘13년 독재’ 143분 만에 붕괴

  • btf380f4ec0fadea6ebe87550d6e99b1b0.jpg

    중·러 “무력침략 규탄”…일본 중립, 유럽은 찬반 갈렸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8,377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