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로봇이 주차하고 음식 배달까지… AI 완전 무장 아파트,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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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운영 중인 음식 배달 로봇 모습. 사진 삼성물산 건설부문

‘음식 배달 로봇, 로봇 주차, 건강 관리, 시니어 돌봄까지’

요즘 건설사들이 새로 짓는 아파트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로봇, 인공지능(AI) 서비스다. 로봇·AI 기술은 금융·의료·자동차 산업만 바꾸는 게 아니라 주거 분야에서도 건설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키로 떠올랐다. 주요 건설사들이 ‘리딩’(Leading) 단지 중심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적극 시험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아파트 세대 현관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를 본격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1년간의 시험 끝에 얻은 성과다.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와 협업해 주요 선결 과제인 공동 현관문 개폐, 엘리베이터 호출 연동 등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주민들은 배달로봇을 통해 단지 앞 반찬 가게, 커피숍 등에서 손쉽게 식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시험 기간 음식배달로봇 서비스를 이용한 입주민의 만족도는 95%, 유료서비스 이용 의사도 74%로 나타났다(113명 대상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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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세대 현관까지 도착한 음식 배달 로봇 모습. 사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 관계자는 “배달로봇이 다니려면 단지에 계단이 적어야 하고, 공동 현관 개폐 등 보안 문제에 대해서도 입주민 동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타 단지에도 해당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등에선 지난해 9월부터 홈 AI 컴패니언(Companion) 로봇 서비스를 시험 중이다. 60대 이상 홀로 또는 부부만 사는 시니어 입주민 가구에 일종의 ‘돌봄 로봇’을 배치했다. 높이 30㎝·가로 20㎝·무게 4㎏ 가량의 아담한 크기의 로봇이 말동무가 돼 주고, 때로는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간호사, 응급상황을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집사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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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인 홈 AI 컴패니언 로봇의 모습. 5인치 스크린 속 로봇 눈동자의 감정 표현으로 대화 시 감정 교류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사진 삼성물산 건설부문

시니어 로봇 전문기업인 ‘로보케어’의 로봇을 입주민 돌봄 서비스와 연계했다. 몸체에 장착된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대화가 가능하고, 15도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로봇 얼굴에 달린 비전센서가 사용자의 상황을 인식한다. 삼성물산 측은 이번 실증을 통해 돌봄 로봇의 유용성과 개선점을 파악한 뒤 최종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혜정 DxP본부장(부사장)은 “로봇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활용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며 “로봇·AI 기술을 어떻게 주거 환경에 접목할 수 있을지 다앙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비장 무기는 로봇 주차 서비스다. 그룹사인 현대차 등의 AI 로보틱스 기술을 아파트 단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로봇 주차는 입주민이 지정된 픽업존에 차량을 세워두면 로봇이 차량 하부로 진입해 바퀴를 들어 올리고, 최적의 주차 공간으로 이송·주차하는 무인 발렛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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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로봇 주차 서비스 시연 모습. 사진 현대건설

늦은 귀가 후 주차 자리를 찾기 위해 단지를 몇 바퀴씩 돌았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는 만큼 업계에서 ‘신박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밀 제어 기술이 적용돼 좁은 공간에서도 주차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주차를 하다 옆 차를 긁을 일도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자사 브랜드의 리모델링을 택한 구축 아파트를 비롯해 새로 짓는 신축 아파트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기술적으로 상용화 준비를 마친 상태지만, 공동주택 적용을 위해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선이 되는 대로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선 순찰 로봇을 시험 중이다. 현대차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에 순찰 시스템을 탑재해 전기차 화재 탐지, 불법 주정차량 단속, 놀이터·커뮤니티 시설 순찰 등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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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서 시범 운영 중인 순찰 로봇. 현대차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에 순찰 시스템을 탑재했다. 사진 현대건설

롯데건설도 향후 짓는 아파트 주차장에 입주민이 차량을 세우면 로봇이 짐을 실어 커뮤니티 라운지까지 자동 운반하는 서비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폐쇄적인 지하 주차장에서 탈피해 라운지, 카페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특화 설계한다는 설명이다. 또 주차장에서 차량 진·출입 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도 연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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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의 신개념 지하 주차장 모습. 주차장 출입구에 차를 세우면 운반 로봇이 짐을 실어 원하는 장소로 운반해 준다. 사진 롯데건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압구정·성수·여의도 등 재건축·재개발 단지 수주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아파트 고급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AI 시대에 걸맞은 최첨단 단지를 구축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도 원격 의료기업인 ‘솔닥’과 제휴를 맺고, 자이(Xi) 아파트 입주민용 앱에 지난해 비대면 원격 진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 입주민 앱이 커뮤니티 예약이나 시설 안내에 그쳤다면 솔닥 연동을 통해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진료 후엔 맞춤형 건강관리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반포동 ‘메이플자이’ 등 최근 준공을 한 단지에는 AI가 시간대·날씨 등을 반영해 산책로·커뮤니티 시설 등에 음악을 자동 선곡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AI 기술로 사소한 주거 환경까지 업그레이드해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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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의 입주민 앱 '자이홈'에서 원격 진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 GS건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2000년대 이후 지은 아파트는 스마트홈이 조명·난방 등을 자동 제어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로봇, AI 기술을 접목해 입주민 생활 편의, 감성 경험, 건강 관리까지 확장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런 신기술을 어떻게 주거 기능에 활용하고 접목하느냐에 따라 건설사의 경쟁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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