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천억 지원해도 파업 반복…답 없는 서울 버스 준공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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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시내버스 파업으로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정류장이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역대 최장을 기록한 서울 시내버스 버스 파업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 파업은 임금 인상 및 정년 연장, 임금체계 개편 무산 등 사실상 노조의 승리로 끝났다. 서울 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매년 수천억에 달하는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 타협, 재정 투입이 매년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버스 운영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율주행 등 대안형 모빌리티 생태계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시내버스는 2004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돼, 서울시가 버스회사의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0년 1705억원이던 지원액은 팬데믹으로 2023년 8915억원으로 늘어났다가 지난해 457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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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이번 파업의 여파로 지원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는 비율을 놓고 노사 양측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주장대로 할 경우 임금이 최대 16.4% 오른다. 이번 인상분(2.9%)과 합치면 20%에 육박한다. 서울시는 추가 투입해야 할 예산이 29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임금체계 개편 지연에 따른 소급액도 있다. 지난해 지원액을 기준으로 임금 상승분을 더하면 서울시가 앞으로 최소 8000억원에 달하는 재정을 투입해야 할 수 있다. 다만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가 원하는 비율대로 100%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버스 요금은 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버스 요금이 100원 오르면 수입이 1000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 서울시버스사업조합에 따르면 2004년 이후 2~3년 단위로 인상됐던 버스 요금은 2015년 1200원으로 인상된 이후 팬데믹을 지나며 2023년에서야 1500원으로 올랐다. 이번 임금 인상분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원 이상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준공영제 전반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버스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지만, 사업자 입장에서 비용 절감이나 서비스 혁신에 나설 인센티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원 상한 설정, 성과 연동형 보전 체계 도입, 외부 독립기관에 의한 원가·회계 검증 의무화 등을 손꼽는다. 이동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준공영제를 도입한 지 20년이 지난 터라 전폭적인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운영비의 70%가 인건비이기 때문에 자율주행 등 혁신 모빌리티 도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 모빌리티 도입 관련해 버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버스는 상당 부분 중앙차로로 운영돼 기술 검증과 안전성만 담보 된다면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준공영제를 개편해 올해부터 적용하겠다고 2024년 밝힌 바 있다. 버스회사에 대한 재정 지원 방식을 사후정산에서 사전확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다음 해 총수입과 총비용을 미리 정해 그 차액만큼만 먼저 지원해, 비용절감을 많이 한 회사가 이득이 되게 하는 구조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이나 도입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황지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위원장은 “서울 시내버스 파업의 근본 원인은 서울시 준공영제가 총괄 적자 보전 구조로 굳어져 비용 통제·성과 책임·투명성이 취약한 채 운영했기 때문”이라며 “지원 방식에 상한을 두고 노·사·서울시가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등 서울시는 준공영제 자체를 시민 관점에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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