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물 만들고 하천 바닥 파 취수…대구 ‘30년 물 문제’ 해결될까

본문

bt6d40c3972b58cf39b59139718378dc3b.jpg

구미 시민단체가 2022년 4월 환경부 정부세종청사에서 대구시의 구미 해평취수원 이용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뉴스1]

‘1991년 페놀 사태’ 이후 30년 넘게 이어져 왔던 대구 취수원 이전 논의가 새 국면을 맞았다. 정부가 취수원 이전이 아닌 취수 방식을 바꾸는 안을 제시하면서다.

1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역 내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활용해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강변여과수는 강과 20m 이상의 거리를 두고 우물을 설치해 취수하는 방식이고, 복류수는 강바닥을 5m 안팎으로 파낸 뒤 하천 바닥의 모래 자갈층 속을 흐르는 물을 취수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방식을 통해 다량의 물을 확보할 수 있고, 기존 강물을 단순히 떠오는 방식보다 깨끗한 원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기후부의 설명이다.

김효정 기후부 물이용정책관은 지난 16일 대구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그동안 구미 해평 취수장이나 안동댐 등 낙동강 상류에서 물을 끌어오는 취수원 이전안은 지자체간 갈등 등으로 인해 실효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전문가 등과 토의를 통해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는 이를 위해 기존 대구 문산·매곡 취수장 인근에서 오는 5월까지 시험 취수를 할 예정이다. 현재 마시고 있는 물과 강변여과수·복류수를 취수해 정화한 물의 수질 등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대구 지역 내에서 취수 지점을 정한 뒤 2029년 첫 취수를 시작해 4년 동안 단계적으로 대구에서 필요한 60만t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예산은 기존의 취수원 이전 안보다 낮은 수준으로, 최대 5000억여원이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구미 공단 폐수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산업 폐수가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는 게 기후부 설명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공장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폐수가 유입되지 않으면 된다”며 “맑은 물 확보와 동시에 산단에 관련 설비와 시스템을 갖추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취수원 이전 논의는 35년 전 ‘페놀 사태’가 터지며 시작됐다. 1991년 3월 14일 당시 경북 구미시 구포동에 있던 두산전자의 페놀 원액 저장 탱크에 설치한 파이프가 파열되면서 페놀 30t이 낙동강 지류인 옥계천으로 흘러갔고, 대구 지역 취수원까지 오염됐다. 2009년에는 발암 의심물질인 ‘1,4-다이옥산’이 구미공단에서 낙동강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구시는 구미공단보다 상류에 있는 해평취수장을 대구 시민 식수원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구미시는 반발했다. 대구에서 물을 빼가면 물이 줄고 수질도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옥신각신한 끝에 2022년 경북도·대구시·환경부가 협정을 맺어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30만t을 대구시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3개월 뒤 대구와 구미 시장이 바뀌자 협약도 무용지물이 됐다. 이에 대구시는 협정 해지를 통보하고 안동시와 안동댐 이전안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소요 예산과 낮은 수질 등이 우려되면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이 계속됐고 결국 사업은 진척되지 못했다. 김효정 물이용정책관은 “정수 공정 발전으로 좋은 수질의 물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등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차질 없이 사업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8,43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