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기 재활용 공장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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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수퍼빈 아이엠 팩토리 안에 마련된 유기견 임시 보호 공간. 천권필 기자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는 독특한 외관의 공장이 있다. 플라스틱 폐페트병을 재활용하는 ‘아이엠 팩토리’다. 지난 13일 U자형 건물 사이에 조성된 정원을 들어가다 보니 커다란 창을 통해 공장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건물 3층에선 마치 갤러리에 온 것처럼 페트병 쓰레기가 고품질 플레이크(Flake)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재활용 공장은 혐오·기피 시설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이곳은 사람과 쓰레기가 공생할 수 있다는 게 느껴지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날 기자와 동행한 김이홍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2021년 기후테크 스타트업인 수퍼빈의 의뢰를 받아 이 공장을 설계했다. 이름과 달리 공장 같지 않은 창의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이홍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천권필 기자
공장 곳곳에서 버려진 것들을 되살리기 위한 공간을 볼 수 있었다. 야외 정원에는 재개발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진 나무를 가져다가 심었고, 4층 카페테리아엔 유기견을 위한 임시보호소가 있다. 공장장인 구재현 수퍼빈 이사는 “부지 선정 때부터 주민 반대를 겪으면서 폐기물 시설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고 싶었다”며 “1년 정도 지나면 방문객이 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해외에서까지 더 많은 사람이 온다”고 말했다.
이곳은 AI(인공지능) 선별 기술을 활용해 전국에서 수거한 투명 페트병으로 고품질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만든다. 플레이크는 화장품 용기, 포장재 등의 원료로 쓰인다. 지난 1년 동안 5억978만 개의 폐페트병·캔으로 7200t(톤)의 재생원료를 만들었다.
공장 설계 경험이 없던 김 교수에게 재활용 공장을 짓는 건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동그라미 형태의 애플 신사옥처럼 직선이 아닌 U자형 건물로 설계했다”며 “폐페트병이 공장으로 들어가 다시금 새 삶을 얻어 공장 바깥으로 나오는 과정이 자연스레 순환하는 듯한 곡선의 형태를 띠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를 계기로 폐기의 공간을 탐구한 『폐기의 공간사』를 최근 출간했다. 그는 폐기의 공간이 점점 도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건축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형 재건축 아파트 단지 지하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주민들이 다시 쓸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재활용을 위한 공간은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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