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부다비서 미·러·우 첫 3자 회의…젤렌스키 "우크라 안보, 트럼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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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만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는 첫 3자 회의를 연다. 영토 문제를 놓고서도 이 자리에서 논의한다는 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구상이지만 최종 합의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부터 이틀간 UAE에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만나 종전안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첫 번째 3자 회의로, 회의 개최 자체가 긍정적인 신호”라고 언급했다.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 계기에 열린 양자 회동 중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동 직후 “아주 좋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3자 협상 개최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러나 교전이 치열해지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번 3자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로 내밀 만 하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미국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운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오른쪽)를 맞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과 만나 3자 실무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타스는 “22일 밤부터 3시간 이상 새벽까지 이어진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푸틴과 회동 종료 직후 곧바로 아부다비로 이동했으며, 아부다비에선 미·러·우 3자 실무회의에 이어 미·러 간 군사·경제·종전 협상 관련 워킹그룹(실무회의)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3자 회의 결과는 불투명하다. 영토 문제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모든 점령지의 전면 반환을 종전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이들 지역을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영토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기자들과 나눈 소셜미디어(SNS) 대화에서 "3자 회의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할지 우크라이나 협상팀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3자 회의에는 군사·정보 당국 대표들도 참석한다”고 말했다. 실무급 인사의 참여 폭이 넓다는 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국내 통합 전자산업 발전 관련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젤렌스키, 유럽 작심 비판 “그린란드처럼 미국만 기다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유럽 국가들을 향해 미국 의존적 안보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1년 전 여기서 연설할 때 ‘유럽은 스스로를 방어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유럽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이 전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데 앞장서는 대신 관심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을 때, 유럽은 길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려 애쓰고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유럽은 여전히 ‘그린란드 모드’에 있다”면서 유럽이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 즉 미국이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기대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유럽은 위험이 닥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반응할 것이라는 믿음에 의존하고 있지만, 아무도 이 동맹이 실제로 행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도 비판했다.
가디언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접수하겠다는 이례적인 요구를 암시하고 있는데도, 유럽이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피한 채 백악관의 눈치를 보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 ‘미국 의존’을 비판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실질적 안보 보장에서는 미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하다. 어떤 안보 보장도 미국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정상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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