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李 “정부 이긴 시장 없다”, 다주택 중과 재강조…시장선 “文 때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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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다시 엑스(Xㆍ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에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세제를 시장 안정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사실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시행이라는 세제 카드를 꺼내 든 셈이라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계속 유예해 왔다”며 “이렇게 해서 집값이 절대 안 잡힌다. ‘유예는 없다’는 게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 때 “부동산 세금 정책은 최후 수단”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아예 고려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그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
李, 세 차례 대책 효과 없자 직접 등판
이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유예 기간 만료를 확정 지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주택 매도 시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 같은 세율로 시행하다, 윤석열 정부가 주택 거래 활성화 취지로 2022년 5월부터 1년씩 유예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이 대통령이 X에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부활을 공식화했고, 이날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이 세 차례 발표된 후에도 집값이 오르자, 이 대통령이 직접 강한 의지를 연거푸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엔 “오는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은 중과세 유예를 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 보겠다”는 방안도 새로 제시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거래 기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5월 9일까지 100여일 안에 잔금 절차까지 치르기가 촉박하다는 현장의 우려가 제기되자, ‘계약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겠다고 한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양도세 과세 날짜 기준은 대금청산일(잔금일) 또는 등기접수일 중 빠른 시기로 정해지는데, 부칙 또는 특례 조항을 신설해 ‘계약일’을 양도세 과세 기준 날짜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통상 계약부터 잔금까지 걸리는 2~3개월가량의 시간을 벌게 되면서 매도 기간에 여유가 생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X에 올린 게시글. 사진 X 캡처
전문가들 “‘초거래절벽’ 우려…‘똘똘한 한 채’만 가중”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집값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이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단기간 급매 물건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겠지만, 이걸 공급대책이라 부를 수 없다”며 “장기적으론 매물 잠김 현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수년간 ‘다주택자=투기꾼’으로 몰아온 터라, 다주택자 숫자 자체가 많지 않고 특히 핵심지는 팔 사람은 다 판 상태”라며 “지금까지 남은 다주택자 입장에선, 손해 보면서 매물을 팔 이유도 없고 버티거나 증여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 결국 시장은 ‘초거래절벽’ 사태를 맞는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가중할 거라는 분석도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 두 개가 있는 데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 누구나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외곽 물건을 정리할 것”이라며 “무주택자들 역시 향후 집을 구매할 때 최대한 모든 자산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매수 방식이 일반화할 것”이라고 했다.
똘똘한 한 채가 가중될 경우, 전ㆍ월세 시장에 역풍을 부를 거란 우려도 있다. 임대 시장의 중요한 축인 다주택자들이 수익성과 환금성이 낮은 지방 주택부터 처분하고 수도권 핵심지로 자금을 재배치하는 것은 즉, 지방 전ㆍ월세 시장 씨가 마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30일 SBS 방송 내용. 당시 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유예하자고 제안하며 불거진 갈등 상황을 담고 있다. 사진 SBS 캡처
‘집값 폭등기’ 盧·文 때 시행…李도 “실패 정책” 지적
더구나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말과 달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만 시행되고 보수 정부서 유예 또는 폐지한 정책이라는 20여년 간의 선례도 있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노무현 정부 때 39.07%, 문재인 정부 때 62.19% 폭등했다. 이명박(-3.16%)·박근혜(10.06%) 정부와 확연한 차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론이 들끓던 20대 대선(2022년 3월 9일)을 앞두고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청와대에 양도세 중과를 실패 사례로 언급한 것 역시 업계에 회자한다. 이 대통령이 2021년 12월 12일 돌연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 해소를 위해서 (일시 완화가) 필요하다. 1년 정도 한시적 유예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청와대와 각을 세울 때다.
당시 청와대는 “다주택자 양도세 같은 근간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이 대통령은 “솔직히 서로 동의가 안 되면 몇달 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12월 21일), “부동산 정책은 실패한 것이 분명하고, 실패했으면 원인을 제거하고 바꿔야 한다. 핵심은 시장 존중이라고 본다”(12월 29일)고 맞섰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작동하던 시기 성난 민심을 달래고 보수 표심까지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는데,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해 유예시켰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과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로 제시한 제도를 다시 쓰겠다는 점에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정말 있는 건지 의문”이라며 “부동산 시장을 때려잡겠다며 싸움 거는 정책은 늘 패배했다. 집값 안정의 확실한 카드는 수요에 맞는 공급뿐, 시장 원리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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