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판다상 바이바이"...중·일 갈등에 54년 만에 막 내린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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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샤오, 레이레이 고마워!'

25일 오전, 도쿄 우에노동물원 판다관 근처에는 일본의 마지막 판다 두 마리의 사진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적은 판넬이 곳곳에 걸렸다. 이날은 이틀 뒤인 27일 중국으로 떠나는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공개되는 마지막 날로, 일본의 판다 팬들에겐 사실상 이별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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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설치된 안내판에 당첨된 사람만 판다 관람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원석 특파원

한 달 전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의 중국 반납 소식이 알려진 후 우에노동물원은 판다를 보려는 사람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3~4시간을 기다리는 날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마지막 공개일은 신청을 통해 당첨된 4400명에게만 관람을 허락했다. 동물원에 따르면 가장 마지막 시간대인 오후 3시 45분~4시 시간대의 경쟁률은 최고 25:1에 달했다.

우에노동물원의 판다관은 가운데 야외 사육장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눠진 실내 사육장 2개로 구성돼 있다. 야외 사육장 왼쪽에는 레이레이(암컷·4세), 오른쪽엔 샤오샤오(수컷·4세)가 있다. 관람객들은 10~15명씩 그룹을 지어 1분마다 입장했고, 양쪽 실내 사육장에서 각각 2분간 머물며 총 4분 동안 관람할 수 있었다. 동물원의 안내원들이 관람객들의 당첨 QR을 확인하며 입장을 시켜줬는데, 1분마다 타이머가 울리면 관람객들은 아쉬워하며 자리를 옮겼다.

판다들은 나뭇잎과 줄기를 쉴 새 없이 뜯어먹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판다가 조금이라도 얼굴을 돌리거나 먹다 잠시 일어서 어슬렁거리기라도 할 때면 일제히 환호하며 판다의 이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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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판매되고 있는 판다 관련 굿즈들. 정원석 특파원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4년여 간 자주 보러 왔다는 40대 여성 사토는 "많이 아쉽다"면서도 "중국에 가서도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온 40대 여성 무라코시도 "더 이상 일본에서 판다를 보지 못하게 되는 건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며 "중국과도 사이가 좋아져서 다시 판다들이 일본에 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딸은 "중국 가서도 건강하고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어"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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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레이(암컷·4세)가 관람객들을 향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정원석 특파원

일본에 판다가 처음 들어온 것은 지난 1972년이었다. 당시 중국은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기념하며 판다 두 마리를 보냈고, 80년대부터는 기증이 아닌 대여 형태로 모두 14마리를 보냈다. 그동안 일본에서 태어난 판다만 20마리 이상으로, 도쿄 뿐 아니라 다른 지역 동물원에서도 판다를 볼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

그 중 2010년에 들어왔던 '싱싱'과 '리리'는 특히나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새끼가 태어났지만, 얼마 되지 않아 죽어 장례식이 열리기도 했다. 인공수정 등 반복된 시도 끝에 2017년 샹샹이 태어났고, 2021년에는 쌍둥이 동생들인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태어났다. 수차례 연기 끝에 2023년 샹샹은 중국에 반환됐고, 우에노동물원의 상징이 된 싱싱과 리리도 2024년 돌아갔다. 지방의 다른 판다들도 속속 반환되거나 세상을 떠나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는 지난해부터 일본의 유일한 판다가 됐다.

일본에서 태어난 개체를 포함해 판다의 소유권은 모두 중국에 있다. 2024년 중국 쓰촨성 청두로 간 한국 에버랜드의 '푸바오'처럼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규정에 따라 만 2∼4세에 중국에 반환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측은 중국 측에 쌍둥이 판다의 반환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해왔고, 처음엔 중국 측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이 격분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되자 갑자기 대화의 문이 닫혀버렸다고 한다. 오히려 올해 2월 말까지였던 기한이 한달 여 앞당겨졌다.

신규 판다 대여도 불발된 상태다. 도쿄도 측은 협상을 계속해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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