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그린란드 노릴 때, 중·러 이곳 군침…북극 제국주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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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 접한 노르웨이령 스발베르제도 [로이터=연합뉴스]

“북극 쟁탈전(scramble for the Arctic)”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가 22일 북극에 대한 열강들의 경쟁을 다루며 쓴 표현이다. 과거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쓰인 '아프리카 쟁탈전(scramble for the Arctic)'에 빗댄 용어로, 북극이 새로운 제국주의 시대를 여는 무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불길'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노르웨이 언론 바렌츠 옵저버 (The Barents Observer)'는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스발바르 조약 100주년(2025년)을 기점으로 '하이브리드 위협'을 통해 서방의 대응을 시험하고 있으며, 스발바르를 단순한 섬이 아닌 '군사적 관문'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러시아가 스발바르제도 내 거주지 바렌츠부르크에서 제2차 대전 승전 기념 퍼레이드를 대규모로 벌이거나, 러시아 국기를 노르웨이 국기보다 더 높게 게양하는 등 "이곳은 사실상 러시아 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이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방식과 비슷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스발바르제도에는 2025년 현재 2881명의 주민이 사는데, 이중 343명(약 12%)이 러시아 거주지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도 촉수를 뻗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23일 '중국은 북극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중국은 북극을 ‘전략적 신개척지’로 지정했다.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의 군사 역량에 필적하려는 목표 아래 북극도 '확보해야 할 공간'으로 본다"며 스발바르제도 기지를 주요 거점 중 하나로 꼽았다.
앞서 2023년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중국의 스발바르 기지가 연구를 빌미로 실제로는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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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스발바르제도 야심을 우려한 '바렌츠 옵저버'의 기사 [바렌츠 옵저버 캡쳐]

사람보다 북극곰(약 3000마리)이 더 많이 살만큼 외진 이곳이 신 제국주의의 무대로 부상하게 된 이유는 최근 가치가 커진 북극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북극의 광대한 광물자원과 주요 항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발바르제도는 러시아 북방 함대가 대서양을 지나는 해로 한복판에 위치한데다 구리·리튬·희토류 등이 인근 해저에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1920년 체결된 스발바르 조약의 독특한 성격도 한몫을 하고 있다.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 영토지만,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 조약에 가입한 국가들은 이곳에서 자유로운 연구와 더불어 어업·광업·상업 활동 등이 가능하다. 이를 노려 패권 확장을 노리는 중국, 러시아 등이 기지 설립을 명분으로 진출한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노르웨이 측도 대응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2023년부터 스발바르 거주자의 지역 의회 투표권을 '직전 3년 동안 노르웨이 지자체에 등록됐던 자'로 제한해 외국인 거주자의 피선거권을 좁혔다.
또, 현지 언론 '스발바르포스텐(Svalbardposten)' 등에 따르면 스발바르 현지 주민들은 최근 러시아 정착지 시설(호텔이나 식당)에 대한 불매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최근 몇 년간 러시아가 바렌츠부르크에서 벌이는 대규모 전승 기념 퍼레이드에 대해 "노르웨이 영토 안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발했다고 한다.
중국 연구원들에 대해서도 군사 목적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의심이 커지면서 스발바르 대학(UNIS)와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 등에서 중국인 연구원들이 연구 도중 추방되거나 프로젝트 참여를 배제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한다.
한편, 지난해 3월 러시아는 “노르웨이가 스발바르를 군사화한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노르웨이는 “스발바르는 노르웨이 영토”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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