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관세 인상'에 산업장관 긴급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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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통보에 캐나다를 방문하고 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급거 미국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 장관은 29일 오후(한국 시간 30일 오후)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미국 측의 진의를 파악하는 등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밤 '트럼프 관세' 대응을 위해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을 방문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입법에 불만…러트닉과 29일 회동”
김 장관은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대해 “저희가 듣기에는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진 걸로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셨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언급 이후) 러트닉 장관과 한 번 연락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김 장관이 언급한 ‘국내 입법 상황’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발의된 대미투자특별법을 지칭한다. 지난해 11월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한·미가 체결한 무역 합의에는 관세 인하의 조건으로 ‘관련 법안 발의’ 조항이 있기 때문에, 미국 측은 해당 법안이 발의된 직후 25%이던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1월 1일자로 소급해 15%로 인하했다. 다만 합의 사안엔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김 장관은 특별법의 처리 상황과 관련 “우리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잘 설명하겠다”며 “또 미국과의 협력·투자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충실히 잘 설명하려 한다”고 밝혔다. 미국 측이 이미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시행하기 위한 관보 게재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에 대해선 “실무자들이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일 것”이라며 “좀 더 구체적 내용은 협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쿠팡’ 관련설엔 “관세 영향 줄 사안 아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사옥. 뉴스1
김 장관은 이번 관세 인상 통보의 배경이 한국의 디지털 관련 입법과 쿠팡 이슈 등이 관련 있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내용은 관세와 같은 본질적 이슈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라별로 이슈는 있었기 때문에 잘 관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경우 여한구 통상본부장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 같은 상황이 미국에서도 발생했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즉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알 수가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 성인의 80~85% 개인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어느 나라 정부든지 훨씬 강력하게 대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美에너지장관 면담…‘알래스카’ 투자 압박?
김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러트닉 장관 외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업적’이라고 적힌 종이 뭉치를 들고 1년간의 정책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주요 사례로 한국·일본의대미 투자를 제시하며 1300여㎞의 가스관을 신설하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AFP=연합뉴스
특히 알래스카 가스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선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힌 직후 “한국, 일본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면서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알래스카 사업에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한 말이다.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1300여㎞의 가스관을 신설해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 니키스키까지 운반해 아시아 등으로 수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스관 설치 등 초기 사업비는 약 450억 달러로 추산된다. 사업비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이 장기적으로 알래스카산 가스를 구매하는 돈으로 회수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채산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미국의 집요한 동참 제안에도 참여를 망설여왔다.

트럼프 추진 알래스카 LNG 개발 그래픽 이미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관세 인상을 막아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미국이 알래스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요구할 경우 거부할 명분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과 유사한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의 경우, 지난 9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이 러트닉 장관 및 라이트 장관과 온라인 협의를 진행했다. 당시 일본 측은 협의가 끝난 뒤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위한 준비에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프로젝트 일방 선정 바람직하지 않다”
김 장관은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를 강요받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서로의 이해도 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내용은 각 프로젝트가 우리나라 국익과, 그리고 우리가 제일 크게 생각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이냐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며 “그런 부분들을 꼼꼼히 따져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 첫 번째)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서밋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 장관은 이어 "시기를 예단하지는 않고, 다만 우리가 할 수만 있으면 아주 적절한 시점에 (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한·미 간 첫 프로젝트는 서로 축복하는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며 “어느 국가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으니 그런 부분들은 한·미 간에 서로 잘 협의해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29일 오후 미국 워싱턴 D.C로 떠났다.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관세 등 한미 통상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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