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호사 서류 함부로 압수 못한다…변호사법 개정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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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유지권(ACP)을 명문화한 변호사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법률 상담 내용이나 변호사가 작성한 의견서 등을 공개하지 않을 권리를 규정했다. 변호사는 수임한 사건과 관련해 소송·수사·조사를 위해 작성한 서류나 자료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의무를 뒀을 뿐 내용 공개를 거부할 권리를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등으로 변호사와 의뢰인 간 주고받은 내용을 강제로 확인하는 게 가능해 변호인 조력권이 무력화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번 변호사법 개정으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서 의뢰인과 변호인 간 의견 교환 내용이 보호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또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을 법으로 보호하는 국제 기준에도 맞출 수 있게 됐다.

다만 의뢰인이 공개에 동의하거나, 범죄와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밀유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비밀유지권이 공익 침해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변호사가 의뢰인의 위법행위에 관여하거나 의뢰인이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자신의 위법행위에 사용한 경우 등을 염두에 둔 조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입법은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있어 인권 보호와 방어권 보장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하는 중대한 행보로 기록될 것”이라며 “변호사 사무실이 더 이상 수사기관의 ‘증거 저장고’가 아니라 국민에게 실질적 조력과 보호를 제공하는 ‘정의의 안식처’임을 확고히 공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개정안을 통해 헌법상 변호인 조력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인권의 가치가 더욱 존중받는 선진 법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법무부는 비밀유지권이 국민의 일상에서 부작용 없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세부 적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내변호사의 경우 법률자문과 경영 업무가 혼재되는 경우가 많아 어디까지가 ‘법률자문 목적’에 해당하는지가 불명확하다. 압수수색 현장에서 비밀유지권 해당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 실무 지침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에 개정된 변호사법 시행 시기는 공포 후 1년 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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