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계올림픽 최강자인데…메달 포상금 한 푼도 없는 이 나라 [2026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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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손꼽히는 5개국 ‘비정상’들이 모여 이번 대회를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다섯 명은 겨울스포츠를 중심으로 4년마다 지구촌을 하나로 모으는 동계올림픽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공감하면서 대회 기간 중 쏟아져 나오는 다채로운 이슈를 마음껏 즐기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왼쪽부터 플로리안 크라프(독일), 아우네 호쿤(노르웨이),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테리스 브라운(미국), 후지모토 사오리(일본). 우상조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개최국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알베르토 몬디를 중심으로 후지모토 사오리, 테리스 브라운,아우네 호쿤, 플로리안 크라프까지 겨울 스포츠 강국 5인방이 한자리에 모였다. 과거 JTBC 비정상회담의 포맷을 빌려 상정된 안건은 꽤 도발적이다. 매년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열리고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올림픽에 열광하는 것이 비정상인가라는 질문이다. 이들은 올림픽의 본질을 꿰뚫는 깊이 있는 수다를 이어갔다.
▶개최 도시 경제와 낭만을 모두 품은 북부 이탈리아=알베르토는 베네치아 출신인 자신에게도 밀라노는 한국의 서울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이 밀집한 경제 도시이자 패션과 가구의 성지인 밀라노는 전 세계 백만장자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답게 세련된 분위기를 자랑한다. 어느 식당에 가도 영어가 잘 통할 만큼 국제적인 감각도 뛰어나다. 알베르토는 밀라노에 간다면 소고기 정강이 찜인 오소부코와 돈가스와 비슷한 코톨레타를 꼭 먹어보라고 추천했다.
이번 대회가 특별한 이유는 역대 최초의 두 도시 분산 개최라는 점에 있다. 빙상 종목은 세련된 도시 밀라노에서 열리고 설상 경기는 차로 약 다섯 시간 거리인 코르티나담페초에서 펼쳐진다. 특히 코르티나담페초는 70년 전인 1956년에도 올림픽을 개최했던 곳이라 과거 경기장들을 재활용하는 친환경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리비뇨의 스노보드 코스와 전 세계에서 가장 험난하기로 유명한 보르미오의 알파인 스키 슬로프까지 사실상 이탈리아 북부 지역 전체가 거대한 경기장이 되는 셈이다.
▶국가별 스타 전설의 은퇴 무대와 신인류의 등판=이탈리아에서는 쇼트트랙 역대 최다 메달 보유자인 아리아나 폰타나가 단연 화제다. 직전 올림픽 1500m에서 최민정에게 밀려 금메달을 놓쳤지만 이탈리아 팬들에게 그녀는 영원한 레전드다. 이번 홈 경기가 그녀의 라스트 댄스가 될 전망이라 응원 열기가 뜨겁다.
미국 대표 브라운은 피겨 스케이팅의 일리아 말리닌을 꼽았다. 4회전 점프를 숨 쉬듯 뛰는 말리닌과 스노보드 레전드 클로이 김이 보여줄 압도적 퍼포먼스는 미국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플로리안은 썰매 강국답게 루지 황제 펠릭스 로흐의 출전을 예고했다. 독일은 3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노르웨이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노르웨이의 비결 메달 포상금보다 중요한 것은 즐거움=노르웨이의 호쿤은 이번 대회에서 35개의 메달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중 절반이 금메달일 것이라는 자신감도 덧붙였다. 노르웨이는 1년 중 6개월이 눈으로 덮여 있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산을 오르며 스키와 친해진다. 하지만 강국의 진짜 비결은 시스템에 있다. 노르웨이는 유소년 대회에서 순위나 점수를 매기지 않으며 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도 주지 않는다. 대신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사람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동계 스포츠 전문 고등학교 학생 중 삼분의 일이 올림피언이 될 만큼 인프라가 탄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림픽의 가치 인간 한계에 대한 경외감과 국경 없는 화합=플로리안은 챔피언스리그는 매년 반복되지만 올림픽은 4년을 기다려야 하는 희소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속 150㎞로 질주하는 봅슬레이 안에서 선수가 느끼는 전율을 1인칭 시점으로 본다면 누구든 몰입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알베르토 역시 김연아 선수 덕분에 피겨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며 평소 보기 힘든 비인기 종목의 세계 최고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기회는 올림픽뿐이라고 말했다.
사오리는 2018년 평창에서 고다이라 나오와 이상화 선수가 보여준 뜨거운 포옹을 언급했다.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지만 올림픽만큼은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보여주는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모두가 공감했다.
두 곳 동시 개막은 처음, 마스코트는 족제비
김경진 기자
- 역사상 최초의 듀얼 개막식: 2월 7일(한국시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두 곳에서 동시에 개막식이 열린다. 이에 따라 성화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2개가 점화될 예정이다. 폐막식은 2월 23일, 베로나 원형극장 ‘베로나 아레나’에서 화려한 막을 내린다.
- 100만 명이 선택한 로고 ‘푸투라(Futura)’: 이번 로고는 역사상 최초로 국민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어린아이가 겨울 유리창에 김 서린 곳에 손가락으로 쓱쓱 그린 듯한 숫자 ‘26’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은 몸짓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철학을 담았으며, 라틴어로 ‘미래’를 뜻한다.
- 북방족제비 남매 ‘티나와 밀로’: 개최 도시의 이름에서 따온 마스코트다. 올림픽의 얼굴인 ‘티나’는 겨울이 되면 하얗게 변하는 족제비의 특징을 살려 순수함을 상징하고, 패럴림픽의 얼굴인 남동생 ‘밀로’는 짙은 색 털로 강인함을 표현했다. 알프스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족제비처럼, 선수들의 강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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