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다빈치의 매듭이 타오른다…밀라노 동계올림픽 오늘 개막 [알베르토의 밀라노 코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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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아르코 델라 파체(평화의 아치)’에 설치된 성화대가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 각각 설치된 두 개의 성화대에 동시에 점화된다. 성화 점화가 이뤄지는 개막식은 오늘(한국시간 7일 오전 4시)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김종호 기자
가장 한국적인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가 중앙일보와 함께 밀라노의 심장부로 들어갑니다. 현지의 시선으로 담아낼 올림픽 그 이상의 기록, ‘밀라노 코레아(Milano - Corea)’를 만나 보세요.
산시로(San Siro) 구장에서 8만 관중의 함성이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타고 전율로 변해 온몸을 감쌀 때, 비로소 이곳이 왜 ‘축구의 성지’이자 ‘예술의 전당’인지 깨닫게 된다. 롤링스톤스와 마돈나 같은 시대의 아이콘들에게만 허락됐던 이 신전은 이제 동계올림픽의 성화 아래 다시 태어난다.

보첼리
파리 올림픽에 셀린 디온이 있었다면 밀라노의 밤은 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가 연다. 그녀는 이번 무대에서 이탈리아어로 도메니코 모두뇨의 ‘Nel blu, dipinto di blu(볼라레)’를 부를 전망이다. 오페라 가수였던 어머니가 부르던 이탈리아어 선율은 그녀에게 제2의 모국어와 다름없다. 여기에 이탈리아가 가장 사랑하는 목소리인 안드레아 보첼리가 20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선다. 시각장애라는 신체적 한계를 음악적 숭고함으로 승화시킨 그의 음성은 서로 다른 세대와 문화를 잇는 가교가 될 것이다.
개회식은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인류의 거대한 유산을 기리는 시간이다. 미켈란젤로가 조각으로, 파가니니가 선율로 정점에 섰다면 다빈치는 그 모든 경계를 허문 ‘전능한 천재’였다. 밀라노를 찾은 이들이 두오모와 ‘최후의 만찬’ 앞에서 발길을 멈추는 이유는 예술을 넘어 인류 지성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물리학부터 요리 레시피까지 탐닉했던 그의 호기심은 이번 대회 성화대의 디자인적 모티브가 된 ‘다빈치의 매듭(Knots)’으로 되살아난다.
보첼리 뜬다…축구 성지 뒤덮을 ‘아르모니아’
이탈리아 밀라노의 랜드마크 두오모 성당 주변이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다. 맞은편 건물 벽에 ‘밀라노 코르티나 2026’ 로고가 불을 밝힌 가운데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뉴스1]
‘패션의 수도’답게 개회식 무대는 거대한 런웨이로 변모한다. 1400벌의 의상과 1500켤레의 구두가 동심원 형태의 무대를 수놓으며 지상 최고의 겨울스포츠 쇼를 연출한다. 특히 지난해 세상을 떠난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향한 헌사는 이번 식의 백미다.

아르마니
밀라노의 쇼윈도를 관찰하며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그는, 밀라노를 가리켜 “차분함과 우아함의 섬”이라 불렀다. 그의 철학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단복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쉰다.
이번 대회를 관통하는 테마는 ‘아르모니아(Armonia, 조화)’다. 우리는 올림픽이라는 형식을 통해 평화의 가능성을 묻는다. 연출을 맡은 ‘발리치 원더 스튜디오’는 이탈리아의 고전예술에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혀 전 세계인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눈밭에 버려졌던 열한 살 소년 리카르도 주콜로토의 등장은 뭉클한 장면이 될 것이다. 버스비가 모자라 추운 길을 걸어야 했던 소년에게 연출가인 마르코 발리치는 “차갑게 닫혔던 버스 문 대신 전 세계를 향해 활짝 열린 밀라노의 문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성화는 밀라노의 ‘평화의 아치’와 코르티나담페초의 ‘디보나 광장’ 두 곳에서 동시에 타오른다.
테니스 스타 야닉 시너와 다음 개최지인 LA를 대표해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영화배우 톰 크루즈의 모습까지, 밀라노의 밤은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눈부신 아르모니아가 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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