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SKY서 끝난 그녀의 SKI
-
2회 연결
본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이 열린 토파네 알파인 스키센터의 올림피아 델레 토파네 코스 출발 지점 고도는 2320m. 코스 길이는 약 2500m, 표고 차 760m다. 시속 130㎞를 넘나드는 속도로 급경사 구간을 돌파하고 장거리 점프까지 감내해야 하는 활강은 알파인 스키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종목으로 꼽힌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결승에서 13번째로 출전한 린지 본은 출발 13초 만에 기문에 부딪힌 뒤 공중에서 중심을 잃었다. [AP=연합뉴스]
오른쪽 무릎은 인공관절이고, 왼쪽 무릎의 십자인대는 파열된 린지 본은 8일 열린 결승전에서 무릎 보호대를 낀 채 아찔한 급경사를 향해 다시 몸을 던졌다.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그의 도전은 그러나 끔찍한 사고로 막을 내렸다. 본은 출발한 지 13초 만에 기문을 통과하며 점프를 하던 중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가파른 슬로프 위를 몇 바퀴나 굴러 떨어진 그는 스스로 일어서지 못했고, 설원에는 또다시 응급 구조대와 헬기가 출동했다. 추락 직후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포착될 만큼 사고는 처참했다. 그는 슬로프 위에서 10분 이상 응급 처치를 받은 뒤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지난달 30일 스위스 월드컵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헬기로 이송된 지 불과 9일 만에 다시 악몽이 재현된 것이다.
본의 머리가 슬로프 바닥에 강하게 부딪히는 모습이 경기장 대형 화면에 잡혔다. [AP=연합뉴스]
알파인 스키 동계올림픽 최고령 메달 기록을 향한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요안 클라레(프랑스)가 41세 1개월의 나이로 은메달을 딴 것이 현재 기록이다. 1984년 10월생인 본은 41세 4개월의 나이로 이 기록 경신에 도전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본은 슬로프에서 약 10분 동안 응급 처치를 받고 구조용 헬기에 실려 이송됐다. 린은 지난달 30일에도 무릎 부상으로 헬기를 탔다. 본의 부상으로 경기는 약 20분간 중단됐다. [AP=연합뉴스]
본은 지난 2019년 “몸이 회복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은퇴를 선언한 뒤, 2024년 오른쪽 무릎에 인공관절을 갈아 끼우고 설원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두 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꿈을 부풀렸던 것만으로도 이미 인간 승리였다. 하지만 시련은 멈추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열린 월드컵에서 점프 후 착지 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팬들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본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승을 닷새 앞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본은 “무릎이 붓지 않았고 보호대의 도움을 받으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부상 직전까지만 해도 본의 도전은 결실을 맺는 듯도 했다. “내겐 회복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고 장담한 대로 6일과 7일 두 차례의 활강 연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7일 두 번째 활강 연습에서는 1분38초28로 3위를 차지하며 메달 획득 가능성까지 높였다. 그러나 단 한 번의 활강으로 승부를 가리는 결승전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린지 본은 월드컵 통산 84승, 월드컵 시즌 종합 우승 4회를 기록했다. 2010년 밴쿠버와 2018 평창에서 금메달 1, 동메달 2개로 올림픽에서는 다소 불운했다. 코르티나의 설원 위엔 무모함과 용기 그 사이 어디쯤을 치열하게 가른 한 인간의 순수한 흔적을 남겼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