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값 오르면 다 좋다?”…50세 미만은 빚ㆍ저축에 소비 줄였다

본문

btb4ac7683b5a0a1aae41a57ffb6931124.jpg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집값 상승이 모두에게 호재는 아니었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50세 미만(가계 기준)은 소비를 줄이며 경제적 만족도(후생)가 낮아진 반면 50세 이상은 자산가치 상승 효과로 후생이 늘었다. 집값 상승이 소비를 늘린다는 전통적 ‘자산효과’ 공식이 세대별로 엇갈리고 있었다.

한국은행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주택가격 상승이 연령별 소비 및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주택가격이 1% 오를 때 소비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소비의 주택가격 탄력성’을 분석한 결과 50세 미만에서 소비 감소가 뚜렷했다. 연령별로 구분하면 25세~39세는 집값이 1% 오를 때 소비는 약 0.3%, 40대는 약 0.2% 감소했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집값 상승 여파는 가계의 경제적 후생에서도 세대 간, 자산계층 간 뚜렷하게 갈렸다. 후생은 식료품ㆍ의류 등 비주거 소비지출에 더해 주거서비스 이용에서 얻는 편익과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심리적 만족감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이 5% 오를 경우 50세 미만의 후생은 평균 0.23% 감소했지만, 50세 이상은 0.2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주진철 한국은행 금융모형팀 차장은 “젊은 층은 미래 주택 구매를 위해 저축을 늘리거나 대출을 상환하느라 후생이 감소했다”며 “이미 주택 보유 비중이 높은 고령층은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우세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집을 보유한 가계만 떼어 분석해도 세대 간 격차는 있었다. 특히 저가ㆍ중저가 주택을 보유한 50세 미만의 후생이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은 보유 주택가액과 무관하게 후생이 증가했다. 젊은층은 이미 집을 갖고 있더라도 자녀 교육이나 ‘똘똘한 한 채’를 위해 주거 사다리 이동 유인이 강한 데다 대출 상환 부담도 커 허리띠를 여전히 졸라매고 있어서다.

이와 달리 고령층은 갈아타기 유인이 상대적으로 작고, 여러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비중도 높아 자산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 특히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충분한 자산을 바탕으로 월세 임대용 주택을 운용하는 가계는 연령과 관계없이 후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세대 불평등은 심화하고 청년층 소비 위축으로 내수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주거비 부담이 청년층 만혼, 저출산 등 경제의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8,28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