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상민, 징역 7년 듣자 동공지진…"아빠 사랑해" 외침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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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장관의 법조인 근무 경력과 고위공직자 지위를 고려하면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알고도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 류경진)는 12일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와 위증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특검팀 구형량(15년)의 절반 수준이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을 내란 행위,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 전 장관이 내란 집단 구성원으로 참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내란 행위를 적극 만류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오히려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위증까지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일 이전에 내란을 모의하거나 예비한 정황이 없고 적극적으로 지시를 수행하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하게 참작됐다.

이날 재판은 구속수감 중인 이 전 장관이 재판정에 늦게 도착하면서 약 16분 지연됐다. 이 전 장관은 연한 줄무늬가 있는 남색 정장에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입정해 재판부와 특검팀을 향해 인사했다. 재판 내내 무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던 이 전 장관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이행했다고 판단하자 동공이 흔들리면서 눈을 연신 깜빡였다.

선고 직후 굳은 표정으로 서 있던 이 전 장관은 방청석에 있던 가족이 “아빠 괜찮아, 사랑해!”하자 미소를 지었다. 다른 가족은 7년이 선고되자 눈물을 흘렸다. 이 전 장관이 교도관 지시에 따라 피고인석에서 이석하자 가족들은 “화이팅”“우리는 진실을 아니까”라고 했고 이 전 장관은 웃으며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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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재판부로부터 징역 7년을 선고를 받고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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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대통령실에서 퇴장하기 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대화하다가 웃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법원cctv 캡처

“CCTV 속 문건, 일정표 주장 신빙성 없어”

재판부는 먼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의 전제가 되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국회, 야당(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물리적 봉쇄해 기능을 마비하거나 선거관리위원회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고자 했는데 헌법에 명시된 대의제 민주주의의 규범적 효력을 상실하게 하고 국회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국헌문란 목적 아래 이뤄진 행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 존재를 인정하면서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문건을 교부받고 이행 지시를 받은 거로 판단된다. 소방청 등에 구체적 업무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특검팀이 제출한 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단전·단수 지시를 받았다는 근거로 봤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 접견실에서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문건을 꺼내 보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문건을 주고받으면서 11분간 대화를 나누면서 웃는 장면이 포착됐다. 허석곤 전 소방청장이 공판 증인으로 나와 이 전 장관과 통화 내용을 복기하면서 “언론사 몇 곳을 언급하면서 단전·단수 협조 지시를 했다”고 증언한 점도 핵심 증거로 채택했다.

이 전 장관이 꺼내본 문건이 계엄 당일 오후에 참석했던 울산 김장행사 일정표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이 행사에 함께 갔던 아내 귀가 여부가 걱정돼 일정표를 봤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 “KTX 탑승 이후인 오후 6시20분 아내와 통화했고 한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눌 때 아내는 이미 김포에 도착한 점을 고려할 때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언론사 단전·단수를 위해 소방청 공무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범죄 증명이 안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장관에게 소방청을 지휘할 일반적 직무권한(직권)은 있지만 일선 소방서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경찰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소방청장이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관련 협조를 지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탄핵심판 위증 혐의도 유죄  

위증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은 지난 2월 11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 없으며,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은 사실도 없다”고 진술한 점은 위증이라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말한 점도 계엄 당일 집무실 자리 배치를 볼 때 위증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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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1심 선고일인 1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선고 생중계가 나오는 가운데 재판부가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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