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26 올해의 차] 상용차의 안정성, 승용차의 편의성 다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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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MPV 기아 ‘PV5’
업무용·패밀리카 동시에 대체 가능
미래지향적 디자인·활용성 뛰어나
무게 중심 이동해 주행 성능도 좋아
대상과의 점수 격차 불과 6점. 사실상 최고의 차로 꼽힌 기아의 신개념 전기차 PV5. 기존 밴들과 다른 주행감각과 활용성으로 많은 심사위원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챙겼다. [사진 기아]
2026 중앙일보 올해의 차(COTY, Car of the Year) 실차 평가 현장은 여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SDV)로 진화하는 시점에서, 이른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라는 생소한 장르를 들고나온 기아 PV5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기아 PV5가 ‘올해의 MPV’ 부문에서 압도적인 최고점을 기록하며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종합 우승인 ‘올해의 차’ 자리를 두고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9과 벌인 치열한 접전이었다. 최종 집계 결과, 1위를 차지한 아이오닉9이 1571점, 기아 PV5가 1565점을 기록했다. 단 6점 차이는 심사위원 중 단 한 명의 점수만으로도 우승자가 바뀔 수준이다. 이는 COTY 역사상 유례없는 초박빙의 승부였다. 기아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상용차와 승용차의 경계에 있는 모델이 플래그십 SUV와 대등하게 맞붙을 만큼의 우수성을 입증한 셈이다.
이번 심사 결과 PV5는 디자인 부문에서도 시각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디자인 부문서도 전체 2위에 랭크되며 미래형 모빌리티가 나아가야 할 미학적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 정연우 심사위원(HLB 상무)은 “목적 기반 다목적 차량의 특성을 이보다 잘 디자인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찬사를 보냈다. 특히 “A필러에서 뻗어 내려온 듯한 라이팅 그래픽은 미래적 이미지를 명확히 표현하고 있으며, 스타일링상 볼륨을 표현하기 힘든 박스카라는 한계를 미니멀한 그래픽과 정교한 파팅라인을 통해 장점으로 승화시킨 탁월한 디자인”이라고 분석했다.
기아가 자랑하는 PV5의 가장 큰 강점은 ‘한계가 없는 활용성’이었다. 이는 현장의 심사위원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대목이다. 정승렬 심사위원(국민대 총장)은 “패밀리카와 업무용 카를 동시에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도”라고 평가했으며, 양정호 심사위원(한국타이어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인 사용 조건에서 무난한 성능과 훌륭한 공간을 갖춰 다용도로 쓰기에 최적화된 가성비 모델”이라고 정의했다. 김종환 심사위원(넥센타이어 책임연구원)은 조수석 바닥 및 시트 밑에 숨겨진 수납공간을 언급하며 실용성을 칭찬했고, 구상 심사위원(홍익대 교수)은 2열 좌석의 착좌 자세가 매우 적절하게 설정되어 승객의 편안함을 배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양한 시험로에서 무난한 주행성능을 입증한 기아 PV5.
무엇보다 PV5는 ‘이지스왑(Easy Swap)’으로 대변되는 모듈형 섀시 구조를 통해 자동차의 생태계를 새롭게 정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진원 심사위원(APTIV 책임연구원)은 PV5를 향해 “모듈형 구조를 통해 지속적인 변환 능력을 제공하는 ‘생태계 교란종’이 나타났다”는 파격적인 평가를 더하며, 주행 성능에만 매몰되지 않고 목적에 집중한 기아의 전략을 높게 평가했다. 장진택 심사위원(미디어오토 대표)도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차임에도 마치 몇 세대를 거친 차처럼 완성도가 높다”며, “전기차에 최적화된 디자인, 도심 주행을 고려해 높게 설정된 운전석, 네모나게 구석까지 찾아낸 실내 공간 등 모든 부분이 컨셉에 맞게 적절히 조율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실주행 평가에서도 PV5는 승용과 상용을 아우르는 미래 지향적 모델이라는 합격점을 받았다. 박스카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특유의 배터리 배치를 통해 무게 중심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 정연우 심사위원은 “저상 이동한 무게 중심 덕분에 전기차로 변화하면서 오히려 달리기 성능이 좋아진 박스카”라고 특징을 정리했으며 이혁기 심사위원(한국자동차연구원지능형교통통제 제어기술 부문장)도 “패밀리카로 사용하기 좋은 부드러운 주행감과 편안한 실내 환경, 그리고 적절한 가속 성능과 안전 기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하며 PV5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 ‘모바일 라이프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양한 활용성과 넉넉한 공간도 PV5의 자랑거리다.
극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COTY 심사위원단은 PV5가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들도 날카롭게 짚어냈다. 김기태 심사위원(오토뷰 편집장)은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활용성이 매우 신선하다”고 극찬하면서도 상하 움직임의 날카로움을 다듬으면 가족용 만능 자동차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조언을 남겼다. 이소아 심사위원(중앙일보 산업부장)도 일상과 비즈니스 양측 모두의 활용성에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한편 주행 성능 면을 조금 더 다듬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부 아쉬움조차 PV5가 가진 근본적인 혁신성을 가리지는 못했다. PV5가 ‘사용자의 목적’에 충실한 차라는데 모든 심사위원의 의견이 모였기 때문이다. 일부 감점 요인이 있더라도 그것이 차량의 본질적인 목적을 넘어설 수준이 아니라는 것도 심사위원단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결국 기아 PV5는 디자인, 공간 활용성, 그리고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MPV 부문의 왕좌를 차지했다.
이렇게 기아 PV5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보기 드문 박스형 디자인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상용차 수준의 안전성과 승용차의 편의성을 동시에 잡은 기아의 PBV 전략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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