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클로이 김만 아셨나요, 비아 김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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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프 앞에서 아버지 김경환씨(왼쪽)와 기념 촬영한 한국계 스노보더 비아 김. 고봉준 기자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서 스노보더의 꿈을 품었다. 올림피언이 되어 세계 최고의 무대를 빛낸다는 목표로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성장해 국가대표가 됐고, 꿈에 그리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무대에 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만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선수 비아 김(19·미국)의 성장 스토리다.

운동에만 전념하는 여느 선수들과 달리 비아 김은 사회 문제, 특히 환경 관련 이슈에 대해 당당히 목소리를 낸다. 스노보더로 활동하며 체감한 기후변화 및 눈 부족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수 겸 기후 운동가로 거듭나 국제연합(UN)과 백악관에서 연설까지 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비아 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스 베르데스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스노보드는 취미 생활 정도였지만, 2018년 가족 여행으로 생애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를 관전한 뒤 ‘삶의 동반자’가 됐다. 클로이 김(26·미국)이 하프파이프의 여왕으로 등극하는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게 그의 인생 물줄기를 바꿨다. 비아 김은 “때마침 올림픽 기간이고 스노보드를 좋아해 평창까지 갔는데 공교롭게도 클로이 김 언니의 연기를 마주했다”면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표하는 언니의 우승 장면을 함께 하며 올림피언의 꿈을 품었다”고 했다.

이후 행보는 거침 없었다. 2022년 3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24년 1월엔 FIS 스노보드 월드컵 준우승과 함께 성인 무대에도 안착했다. 같은 기간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기후운동가로서도 입지를 차츰 넓혔다. 현재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사회활동가로 평가 받는 그는 ‘우리의 겨울 지키기(Protect Our Winter·POW)’라는 단체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2024년에는 UN과 백악관에서 연설자로 나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렸다.

비아 김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대에 합격해 올가을부터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공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훈련과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직접 목격한 기후변화 상황을 전공에 접목할 예정”이라 언급한 그는 “(올림픽 개최지) 리비뇨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다른 많은 지역이 적설량 감소로 힘들어한다. 어린 시절 설원에서 쌓은 추억을 미래의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비아 김은 한식을 사랑한다. 어떤 여행이든 작은 밥솥을 빼놓지 않을 정도다. 한국인의 핏줄 답게 “밥심으로 버틴다”는 그는 인터뷰 말미에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아빠는 한국인이고, 엄마는 재일동포”라 소개한 뒤 관중석 한켠에 있던 부친 김경환(49)씨를 목청껏 불러냈다. “나 역시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이 서툴다”던 김씨는 “딸이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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