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암 연구중 장수 비결 찾았다" 94세 방사선 교수 &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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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국서 만난 ‘아흔의 과학자’

시작은 e메일 한 통이었습니다. 서울대 53학번인 송창원(94·이하 경칭 생략) 미국 미네소타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9월 서울대 화학부에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를 기부했습니다. “해외 석학을 초청해 후배들이 강연을 듣게 해달라”는 이유였습니다.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런 아량을 베푸는 걸까, 그 답을 찾으려 송창원에게 〈100세의 행복〉 섭외 메일을 보냈습니다.

취재진이 미국으로 날아간 건 지난해 12월입니다. 송창원을 만나러 먼 곳까지 가야 했던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건강한 신체와 두뇌는 기본, 세계적으로 정점에 오른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여전히 현역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파워 에이저’의 모범 답안이었습니다. 직접 지켜본 송창원의 일상은 활력과 여유, 배려가 넘쳤습니다. 90대 노인이라고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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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송창원 교수 미국 미네소타대 명예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권다빈 PD

아침에 일어날 때 아내에게 키스는 못 해줘도 손으로 얼굴을 꼭 만져요. ‘당신은 사랑받고 있어, 지켜주는 사람이 있어’ 하는 거죠.

‘아흔의 과학자’에게 이런 낭만적인 대사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송창원은 이승만 정부 시절인 1959년 ‘1호 국비 원자력 장학생’으로 미국에 유학 왔습니다. 1968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한 석학입니다. 미국에서 6박 7일 동안 송창원의 연구실·교회·커뮤니티에 동행해보니 그는 어딜 가나 ‘VIP’ 대접을 받았습니다.

송창원에게 어울리는 말은 딱딱한 권위보다 살가운 겸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존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송창원은 매일 아침 직접 차를 운전해 취재진이 묵는 숙소로 마중 왔습니다. 겨울이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미네소타에서 손님을 배려하는 그의 마음이었습니다. 평생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베푼 습관, 부지런한 성격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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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3월 31일 만 18세 육군 소위 송창원. 사진 송창원 회고록

전쟁이 개울이라면 내 생명은 그 위에 떠가는 잎사귀였어요. ‘차라리 여기서 죽어버리면 영원히 잠들 텐데’ 싶었죠.

1932년생 송창원은 만 18세에 6·25전쟁에 참전했습니다. 학도병 출신의 90대 과학자는 옛이야기를 꺼내다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의 몸에 지금도 박혀 있는 포탄 파편보다 더 큰 아픔을 고백했습니다. 송창원의 회고록에서 전쟁 당시 그의 얼굴을 마주하곤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전쟁터에서 목숨 걸고 싸운 영웅이 소년의 앳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취재 마지막 날 송창원은 “여러분이 내 100년 인생을 탈탈 털어간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럭셔리 하우스와 미네소타대 연구실, 아침마다 챙기는 건강 루틴과 주스까지 영상에 생생하게 담아왔습니다. 송창원은 지난 20년간 감기 한 번 앓아본 적 없다고 했습니다. 취재진에게 긴 여운을 남긴 송창원의 ‘100세의 행복’ 모든 이야기를 더중앙플러스 독자들께 남김없이 전합니다.

최애 장소는 ‘욕실’…건강 비결 집약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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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원 미네소타대 명예교수 자택에 있는 욕실. 해가 잘 들어오는 큰 창이 특징이다. 서지원 기자

내가 이것 때문에 이 집을 샀어요. 여기 누우면 탁 트인 하늘에 새들이 날아다니는 게 보여요. 나는 살아 있는 걸 느끼죠.

미국 미네소타주 리치필드의 한 고급 아파트. 거실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다. 서재 벽면엔 각종 상장이 빼곡히 걸렸고, 책장엔 책들이 빈틈없이 꽂혀 있었다. 범상치 않은 이 집의 주인이 ‘최애’(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소개한 곳은 다름 아닌 욕실이었다.

송창원은 평생 암의 방사선 치료 효과 증진을 위한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는 “내 전공과 삶의 경험이 알려준 건강 비결이 있다”고 말했다. 실천하지 못할 정도로 거창하거나,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루틴이 아니었다. 그저 하루 20분이면 충분한, 간단한 습관이다.

(계속)

새벽 1시까지 연구, 아침 깨우는 건강 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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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원이 아침마다 마신다는 건강 주스를 취재진에게 건네고 있다. 권다빈 PD

송창원의 기억력은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 e메일로 보낸 사전 질문지와 자료를 거의 그대로 외우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었다. 그는 인공지능(AI)으로 자신의 생애를 정리한 자료를 취재진에게 건넸다.

송창원이 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하루에 논문 한 편씩 읽는 ‘1일 1논문’이다. 하루 한 끼를 먹는다는 1일 1식은 들어봤어도, 90대 노인이 어떻게 지금도 논문을 읽는다는 걸까. 20년째 아침마다 마시는 건강 주스도 있다. 그는 자신만의 레시피를 공개했다.

(계속)

어딜 가나 VIP, 진짜 부자 되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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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대 캠퍼스에서 송창원. 권다빈 PD

송창원은 교수로서 한국 후배·제자 20여 명에게 유학 기회를 베풀었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의 교수·의료진이 그에게 와서 방사선 치료를 배워갔다. “오겠다는 사람을 마다한 일은 없다”고 했다.

말하자면 나는 재벌집 아들인 셈이에요. 아버지는 한국 정부지요. ‘1호 유학생’이란 혜택을 누린, 그 빚을 갚고 싶었어요.

송창원이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활동 중 하나는 미국 한인복지센터의 기틀을 잡는 데 일조한 것이다. 센터는 한국인 이민자들이 병원·은행 가는 일을 도와주는 커뮤니티로 시작해, 지금은 운동·합창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송창원은 센터의 2대 이사장을 맡은 초창기 멤버로, 30년째 기부를 하고 있다. 그의 아내도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중앙일보와 만난 권광자 한인복지센터 사무총장은 “거주자 평균 연령이 87세로, 이곳 자체가 건강 장수촌”이라고 강조했다.

올봄 한국을 방문한다는 송창원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이랬다. “100년을 살아보니 교수님 인생, 어땠습니까?” 이윽고 돌아온 송창원의 대답은 긴 여운을 남겼다. 인생 스토리와 철학이 잘 담긴 한 마디였다. 〈100세의 행복2〉 13화에서 모든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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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연구중 장수 비결 찾았다” 94세 방사선 교수 ‘1도 치료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4050

100세 시대를 위한 가장 지적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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