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에너지공대 첫 수석 졸업생 “시험 전날에도 교수님 찾아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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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가족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대학 생활과 진로 이야기가 오르내립니다. 학점과 스펙, 해외 경험 등 요즘 대학생의 일상은 치열한 경쟁 그 자체입니다.올해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 생활을 마치는 졸업생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진로를 설계했는지 소개합니다.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 정문에서 포즈를 취한 김수홍씨. 오는 27일 켄텍의 첫 졸업식에서 최우수 졸업상을 받을 예정이다. 사진 한국에너지공대
올해 개교 4년째를 맞은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가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켄텍은 오는 27일 교내 대강당에서 학부생 30명을 대상으로 졸업식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2022년 전남 나주에 개교한 켄텍은 국내 유일한 에너지 특성화 공과대학이다.
첫 졸업식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김수홍(23)씨는 같은 학교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할 예정이다. 켄텍에 따르면 졸업생 30명 중 27명이 동대학원에, 1명은 타 대학원, 나머지 2명은 진로를 고민 중이다. 학점 4.3 만점에 4.12점을 받은 김씨는 과학고·영재학교가 아닌 일반고 출신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켄텍 학부 재학생 중 과학고 출신은 18.7%, 영재학교는 10.3%에 달한다.
김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열전달이나 수소 촉매 분석과 같은 주제는 방정식도 복잡하고 어떻게 구현되는지 감이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험 전날까지 교수님께 ‘연구실로 찾아뵙고 여쭤보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내 이해가 될 때까지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켄텍은 한 학년이 100명 규모라 난이도 높은 주제에 대해 교수와 깊이 있는 면담이 가능하다.
그는 “슈퍼컴퓨터도 엄밀하게 답을 구하지 못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과 같은 복잡한 수학을 공부할 때는 이런 개념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지 교수님께 질문을 통해 이해하려고 했다”며 “책이나 PDF 파일을 보면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지만, 인쇄물에 의존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파고 들었던 게 좋은 학점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켄텍은 강의식 수업 외에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이 많은 편이다. 발표 준비를 하다 보면 밤을 새우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팀 동료 학생들과 열띤 토론을 하다보면 의견이 모이지 않을 때도 생긴다. 김씨는 그럴 때는 차분히 자신이 무엇부터 할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우리가 왜 이 연구를 하고 있는 지 기초적인 방향에 대해 친구들과 대화를 시작했다”며 “그러다 보면 서로 어떤 역할을 나눠서 다시 할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고 전했다.
전남 나주 켄텍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는 김수홍씨. 켄텍은 학비와 식비, 기숙사비가 모두 무료다. 사진 한국에너지공대
우등생인 그도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 수업을 따라가는 데엔 어려움을 꺾었다고 한다. 김씨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맞춤형 프로그램(ESP)을 받았고, 3학년 여름방학 때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학(UCLA)으로 가서 계절학기를 들어 유창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켄텍은 여름방학이면 학부생에게 1인당 1000만원을 지급해 영미권 해외 우수 대학을 탐방하도록 한다. 미국 하버드대·캘리포니아대버클리(UC버클리)·UCLA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으로 주로 가는데, 출국 전 장학금 명목으로 지원한다.
학비·식비·기숙사비 무료, 월 50만원씩 지급되는 학사 지원금 등 파격적인 지원도 그가 안정적인 공부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김씨는 “값비싼 에너지 분야 원서를 구하거나 AI 프로그램을 구독해 실행하는 데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며 “다른 데 고민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학교가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김씨는 석·박사 통합 과정을 통해 수소에너지에 대해 계속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천연 수소를 더욱 효과적으로 추출하는 방법을 연구해 수소에너지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김씨는 “학부에서 인공지능(AI)·전력반도체과 지능형 전력망, 핵융합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공부하고 서로 연결할 수 있었다”며 “이런 학풍을 그대로 대학원이 구현해 현대 과학에서 필수적인 에너지 주제들을 익숙하게 마주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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