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서 더 치열하다…현대차 vs 기아, 한 지붕아래 ‘집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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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아 스포티지(사진)는 미국 1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 증가하면서 미국 내 인기 1위 모델인 현대차 투싼과의 격차를 좁혔다. SU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1월 판매량에서 기아는 현대차를 제쳤다. 사진 현대차그룹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기아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판매량을 처음으로 제쳤다. 같은 그룹 내에서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성장해온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동반자이자 서로가 가장 큰 경쟁자였다. 두 브랜드의 경쟁은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2만5296대를 판매해 1월 실적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기아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기아는 6만4502대를 판매해 현대차(6만794대)를 앞섰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 월간 실적에서 ‘형님’ 현대차를 제친 것이다.
모델별로 1월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그룹 차량은 현대차 ‘투싼’(1만4428대)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이지만, 전년도 1월에 비하면 판매량이 꺾였다. 반면 2위인 기아 ‘스포티지’(1만3984대)는 전년에 비해 판매량이 23%나 늘면서 투싼과의 격차를 500대 이하로 좁혔다. 3위인 ‘K4’(1만1642대), 4위 ‘텔루라이드’(9424대) 등 상위를 차지한 기아차들도 전년대비 판매량이 늘면서 기아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김주원 기자
미국 시장은 차량을 승용차(세단·쿠페·해치백 등)와 경량 트럭(SUV·픽업·밴 등)으로 구분하는데, 승용차보다 트럭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결국 두 브랜드의 승패는 트럭으로 분류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갈린다는 얘기다.
현대차와 기아는 소형부터 준대형까지 모든 SUV 라인업에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소형에서는 현대차 ‘코나’가 기아 ‘셀토스’를 이겼고, 준중형에서는 현대차 ‘투싼’이 기아 ‘스포티지’를 이겼다. 중형에서도 현대차 ‘싼타페’가 기아 ‘쏘렌토’를, 준대형에서도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기아 ‘텔루라이드’를 앞섰다. SUV의 경우 모든 라인업에서 현대차가 더 잘 팔린 것이다.
하지만 올해 1월 성적표를 보면 기아 ‘셀토스’와 ‘스포티지’가 현대차와의 격차를 좁혔고, ‘텔루라이드’는 ‘팰리세이드’를 역전하기도 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 미국에서 텔루라이드 2세대가 본격 판매되면 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단의 선호도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아반떼’, ‘소나타’, ‘그랜저’ 등 탄탄한 세단 라인업을 가진 현대차가 기아에 앞서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현대차는 71만2959대, 기아는 54만8204대를 팔아 격차가 16만대 이상이다.
김주원 기자
하지만 국내에서도 SUV 인기가 높아지면서 두 브랜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신차 판매 중 SUV 비중은 2021년 40.1%에서 매년 늘어 2025년엔 절반이 넘는 51.1%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상대적으로 SUV가 강한 기아에 유리할 수 있다. 국내에선 소형·준중형·중형까지 전 라인업에서 기아 SUV가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인 중형 SUV 기아 쏘렌토(10만2대)는 현대차 싼타페(5만7891대)를 큰 차이로 앞섰다.
해외에서도 한 지붕 아래 두 브랜드의 경쟁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미국 유명 자동차 매거진 모터트렌드는 최근 현대차와 기아를 비교하면서 “두 브랜드는 공통점도 많고 가격 우위도 뚜렷하지 않지만 ‘분위기’에 따라 선호가 달라진다”고 했다. 이들은 현대차에 대해선 “주류적이고 넓은 범위의 브랜드”라 표현하면서 기아에 대해선 “미래지향적이고 좁은 범위에 집중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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