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옥 간다" IS가 두려워한 쿠르드 여전사 총 놓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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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쿠르드 여성수비대(YPJ)는 최근 시리아 임시정부의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하고 일전을 각오하고 있다. 사진 YPJ미디어센터 유튜브 캡처
총을 든 여전사들의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시리아 내전(2011~2024년) 기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운 시리아 쿠르드 여성수비대(YPJ) 얘기다. YPJ는 최근 일전불사를 각오하며 시리아 임시정부의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과 쿠르드족이 주축인 무장단체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달 30일 교전을 멈추고 양측의 병력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쿠르드 여성수비대(YPJ) 대원들이 지난 2019년 시리아 알하사카주 카미실리에서 열린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열병식에 도열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4년 12월 시리아를 통치하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임시정부를 수립한 뒤 이듬해 3월 SDF 병력을 정부군에 흡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SDF가 자신들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강력한 자치권을 주장하면서 양측은 무력충돌을 벌여왔다.

지난해 4월 시리아 알로즈 난민 캠프에 무장한 쿠르드 여성수비대(YPJ) 대원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초부터 정부군이 대규모 공세를 벌여 알레포 등 SDF의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 이에 SDF는 정부군과 휴전하고, 자신들의 병력을 정부군과 통합하기로 했다. 휴전안에는 YPJ에 관한 내용은 없지만, 쿠르드족 내 최대 군사조직인 SDF가 정부군과 합치기로 하면서 YPJ도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무장해제 요구를 받고 있다.
하지만 YPJ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고 계속 전투태세를 갖추겠다는 입장이다. 룩센 모하메드 YPJ 대변인은 텔레그래프에 “YPJ는 쿠르드족 내에서 자율적인 무장단체로 계속 존속할 것”이라며 “우리 지휘관과 병사들은 IS, 알누스라 전선(알카에다 연계 조직)과의 전쟁 등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여성이 없는 군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시리아 쿠르드 여성수비대(YPJ)는 최근 시리아 임시정부의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하고 일전을 각오하고 있다. 사진 YPJ미디어센터 유튜브 캡처
실제로 전 부대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YPJ는 2013년 창설된 이래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과 손을 잡고 IS와의 전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IS와 전쟁이 최고조이던 2017년엔 병력 수가 2만5000명에 달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당시 YPJ는 IS에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했다”고 전했다. YPJ 대원들의 용맹한 전투 실력에, 여성에게 살해당하면 지옥에 간다고 여기는 IS의 믿음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IS와 알누스라 전선, 아사드 정권 등 내전 기간 싸우던 숙적들은 거의 소멸했다. 그럼에도 YPJ가 총을 내려놓지 않는 이유는 정부군을 이끄는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 때문이다. 그가 YPJ와 싸운 알누스라 전선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알샤라는 2016~17년 알카에다와 거리를 두고 알누스라 전선을 HTS로 재편하고 아사드 정권 수립후엔 이를 정부군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군 상당수는 알누스라 전선 출신이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오른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YPJ는 정부군이 자신들이 지켜온 여권(女權)을 무너뜨릴 거라고 경계한다. 알샤라는 대외적으로 다양성과 세속주의 통치를 내세우지만, YPJ는 시리아 임시 정부가 군사 행동 등 대외 활동을 하는 여성을 반대하고 있다고 본다. 이것이 YPJ 대원에 대한 모욕적 보복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SNS엔 시리아 정부군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무장 민병대가 쿠르드족 여전사로 추정되는 여성을 붙잡아 여성의 땋은 머리채를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가거나, 여전사를 살해한 뒤 잘라낸 머리채를 보여주는 영상 등이 공개됐다. 이에 분노한 쿠르드족 여성들은 ‘머리 땋기’ 퍼포먼스를 통한 저항 캠페인을 벌여왔다. 쿠르드 문화에서 여성의 땋은 머리는 힘과 지혜, 전사의 자부심을 상징한다.
지난달 23일 이라크 북부 에르빌에서 쿠르드족 여성들이 무장한 쿠르드 여성의 모습을 그린 포스터와 쿠르드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 연계 무장 민병대가 쿠르드족 여전사를 살해한 뒤 잘라낸 머리채를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된 것에 대한 항의다. AFP=연합뉴스
모하메드 대변인은 “알샤라의 군대는 쿠르드 여성들의 존립을 위협하는 존재”라며 “여성 전사의 머리채를 자르는 것은 우리에게 항복을 강요하고 우리의 명예를 짓밟으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자율성·정체성이 위협받고 있기에 무기를 들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휴전 협정이 우리의 권리를 보호해 준다면 언제든 (무장해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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