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버티는 게 진짜 실력"…18년 '미쉐린 3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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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요리 거장 에릭 프라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새라새’의 갈라 디너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18년째 '미쉐린 가이드' 3스타를 받은 인물로, 그의 조리복 옷깃에 새겨진 3색 줄무늬는 프랑스 '최고 장인(MOF)'에만 허락하는 장식이다. 백종현 기자
“유명해지는 건 쉽다. 버티는 게 진짜 실력이다.”
」‘흑백요리사’ 방식의 요리사 등급이 실재한다면 프랑스 셰프 에릭 프라(53)는 ‘백수저 위의 백수저’다. 2004년 프랑스 ‘최고 장인(MOF·Meilleur Ouvrierde France)’에 올랐고, 부르고뉴의 백년 명가 ‘메종 라멜라우즈(1926년 오픈)’를 이끌며 18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별 3개를 지켜오고 있다. 미식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에릭 프라는 최고 정점을 가리킨다.
프랑스 미식의 자부심 에릭 프라가 처음 한국을 찾았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새라새’ 갈라 디너 행사를 위해 방한한 그를 인터뷰했다. 한국 언론과는 첫 만남이다.
- 18년 연속 ‘미쉐린 3스타’라니 놀랍다. 비결이 무엇인가.
-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는 거다. 그리고 도전하는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총주방장이지만 누구보다 땀 흘려 일한다.
- 요리는 언제 시작했나.
- 15세에 요리 학교에 들어갔고, 17세에 바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반세기가량 3스타를 유지한 폴 보퀴즈, 피에르 가니에르 등 전설적인 셰프 밑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 경험이 가장 큰 재산이다.
- 주방에서는 어떤 리더인가.
- 뒷짐 지고 서서 지시만 하는 타입은 아니다. 여전히 직접 요리를 한다. 리더라기보다 주방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로 봐주길 원한다. 2004년 ‘최고 장인’ 타이틀을 받으며 책임감이 더 생겼다. 기술뿐 아니라 요리에 대한 태도와 철학까지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장인의 역할이라고 본다.
- 최근 한국에서는 ‘흑백요리사’라는 요리 방송이 큰 인기를 끌었다.
- 나도 ‘톱 셰프’라는 프랑스의 요리 서바이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먹는 재미를 자극하고 경쟁 구도가 뚜렷해 프랑스에서도 요리 방송의 인기가 엄청나다. 젊은 셰프에게도 엄청난 기회다.
- 요리 방송에 몰두하는 요리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 방송으로 인기를 얻는 건 쉽다. 결국 실력과 노력이 따라야 한다. 요리 서바이벌에서 우승해 한때 화제의 중심에 섰다가, 지금은 자취를 감춘 셰프를 여럿 봤다. ‘성공’보다 ‘지속’하는 게 훨씬 어렵다.
'새라새' 갈라 디너에서 에릭 프라 셰프가 선보인 요리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달팽이와 문어, 라이스 퍼프를 곁들인 랑구스틴, 콩피 금눈돔과 성게알 사바용, 가리비와 블랙 트러플, 한우 안심 스테이크, 망고 타르트 등 쁘띠 푸르 3종. 사진 파라다이스시티
이번 갈라 디너에는 국내 유일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 파라다이스시티 ‘새라새’의 진선주 셰프도 힘을 보탰다. 강민구 셰프는 에릭 프라 셰프에 대해 “20년 가까이 3스타를 지키며 같은 퀄리티를 유지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면서 “장르는 다르지만 요리에 지역의 색을 담는 일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큰 동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는 모던 한식 레스토랑이다.
- 한국에서의 갈라 디너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 나의 시그니처인 랑구스틴(노르웨이 랍스터) 요리를 비롯해, 가리비·블랙트러플·달팽이 등을 활용해 7코스를 준비했다. 하나하나 다 내가 사는 부르고뉴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메뉴다.
- 좋은 음식을 위한 철칙이 있나
- 지역에서 생산하는 신선한 식재료를 고집하는 것이다. 당연히 독창적이며 보기에도 아름다워야 한다. 요리는 타이밍의 예술이다. 제철 재료를 쓰는 것 자체가 요리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 한국에도 신토불이의 개념이 있다.
- 프랑스도 지역성이 굉장히 강하다. 음식이든 와인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떼루아(terroir)’, 즉 지역의 기후와 토양이 만든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로컬 식재료를 쓰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다.
- 젊은 셰프에게 전한 말이 있다면
- 요리에는 수많은 테크닉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과시할 필요는 없다. 테이블에 남는 건 기술이 아니라 결국 한 접시의 맛이다.
- 한국 음식에 대해 알고 있나?
- 김치는 워낙 유명해서 잘 알고 있다. 처음엔 맵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굉장히 좋아한다. 다양성과 잠재력이 많은 음식이라, 내 요리에도 접목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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