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장 다 죽게 생겼다"…흉기까지 든 소래포구 상인,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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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상인들 때문에 시장이 다 죽게 생겼습니다.”
설 대목을 앞둔 지난 11일 찾은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예년 같으면 차례상 준비를 위한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시기지만, 크게 줄어든 손님들로 시장은 한가했다. 상인들은 최근 발생한 잇단 논란을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변민철 기자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는 최근 상인 A씨가 가격 담합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웃 상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A씨는 지난해 8월 23일 오전 2시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내 한 가게에서 이웃 상인 B씨를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B씨가 다른 상인들보다 새우를 싸게 판매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가게를 방문했다가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인들에 따르면 이 상인은 과거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폭력 조직에 몸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해 2월에도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한 가게에서 욕설하고 소란을 피웠다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어시장 한 상인이 계량기(저울) 눈금을 속여 대게를 판매한 사실이 유튜브를 통해 최근 알려지기도 했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은 다양한 해산물과 회·젓갈·건어물 등을 판매하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 명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바가지요금, 상품 바꿔치기, 계량기 눈속임, 지나친 호객행위 등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인들은 이 같은 오명을 씻기 위해 가격표시제 캠페인을 진행하고, 1억원어치의 광어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상인들은 크게 분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60대 상인은 “(A씨는) 이전부터 횡포가 심했던 상인인데, 이번 일로 시장이 더 크게 흔들리게 됐다. 너무 화가 난다”며 “상인들이 아무리 신뢰를 회복하려고 노력해도 자기만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시장이 다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한 50대 상인도 “시장이 힘들어지면서 예전에 운영하던 상가 130개 중 60여개만 남게 됐다”며 “어시장뿐만 아니라 주위 상권까지 모두 망해가고 있다. 상인 전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손님들이 꼭 알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형 상인이 할인 행사 등으로 작은 상가들을 위협하려는 것을 막고자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했을 뿐 담합을 한 적은 없다”며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용서를 구하겠지만, 죽어가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 뛰며 여러 행사도 기획한 사람인데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남동구청 합동점검반이 접시 형태 저울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인회 “뼈 깎는 쇄신 하겠다”
논란이 계속되자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상인회는 최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상인회는 우선 저울 눈속임 등으로 논란이 된 상인 1명에 대해 30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의결했다. 또 상인 교육을 강화하고, 문제 발생 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폐쇄회로(CC)TV 보존 기간을 기존 2주에서 한 달로 늘리기로 했다. 문제를 일으켜 시장의 신뢰를 잃게 한 일으킨 상인은 상인회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에서 배제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이런 상인회 조치와 별개로 A씨와 저울 눈속임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인 등 14명은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상인회를 탈퇴하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어시장은 시·구나 공공기관 소유가 아니다. 상인회 규약을 어겼다고 해서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상인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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