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항 야경을 1박 5만원에 드립니다"…들뜬 이바구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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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합동으로 2억2000만원을 투입해 지난 4일 재개관한 이바구캠프 전경. 사진 부산 동구청
부산 바다와 산복도로 풍광, 여기에 야경까지 볼 수 있는 도시민박촌을 1박 4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이바구캠프’가 10년 만에 재단장을 마쳤다. 코로나19사태와 시설 노후화로 관광객의 발길이 뜸했던 이바구캠프가 내부 시설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면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만난 김현정(35) 이바구캠프 대표는 “그동안 뜸했던 예약 문의전화가 지난 4일 재개관 이후 하루에만 5통씩 걸려온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2016년 개관 당시 큰 인기…코로나19로 관광객 발길 끊겨
부산 동구 초량동 구봉산 끝자락에 위치한 ‘이바구캠프’는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국·시비 25억원을 지원받아 빈집을 리모델링해 2016년 8월 문을 열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바다 조망과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주말엔 빈방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다. 여기에 동네 아주머니가 직접 차려준 조식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체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이바구캠프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 이은지 기자
2016년부터 운영을 맡아온 김 대표는 “당시 연 매출이 1억원 가까이 될 정도로 이바구캠프를 찾는 관광객이 많았다”며 “초량6동 주민 29명이 마을기업을 구성해 밥을 차려주고, 청소 등을 해주면서 가계에 보탬도 되고 동네에 활기가 돌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마을기업을 같이 운영하던 청년활동가 4명은 마을을 떠났고, 마을 주민들의 소일거리도 사라졌다. 김 대표만 유일하게 남아 마을기업을 지켰다. 그는 “바다와 산복도로 조망 때문에 이곳을 찾았다가 낡은 시설에 실망하는 관광객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시설을 개보수할 돈이 없어서 발만 동동거렸다”고 말했다.
국토부 시범사업 선정…청년 창업가 6명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지난 4일 재개관한 이바구캠프 옥상 전경. 부산항과 산복도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이은지 기자
그러다 지난해 8월 이바구캠프가 민관 합동으로 추진하는 ‘노후한 도시재생 시설 새활용(업사이클링)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반전을 꾀하게 됐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는 “깎아지른 산자락 끝에 위치한 이바구캠프의 이색적인 풍광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며 “지역 콘텐트를 담은 공간으로 재정비하면 도시재생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바구캠프는 국토교통부 1억3000만원, 동구청 7000만원, 카카오 2000만원 등 총 2억 2000만원을 투입해 노후한 도시재생 시설을 새활용한 첫 번째 사례다.
이바구캠프는 설 연휴 기간 부산 동구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한 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1인실 6실, 2인실 1실, 단체실 2실이며, 1인실 기준 평일 4만 5000원, 주말 5만 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지난 4일 재개관한 이바구캠프 1인실 모습. 객실 내에서 바다 전망을 볼 수 있다. 사진 이은지 기자
모든 객실에서 부산항 전망과 산복도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단체실은 텐트 모양으로 침실이 마련돼 캠핑을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 옥상에 비치된 나무 식탁에서 탁 트인 전망을 보며 식사도 가능하다. 복도에 마련된 공용라운지는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긴 테이블이 놓여 있다. 복도 뒷문을 열고 나가면 편백숲 길이 바로 연결돼 산책하기에도 좋다.
김 대표는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요가, 명상, 독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숙박객들이 함께 관광하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부산 창업가꿈 5호점'으로 지정된 이바구길에 청년 창업가 6명이 창업을 했다. 사진 동구청
이바구캠프를 나와 이바구길을 따라 동네로 내려가면 길목마다 청년들이 창업한 카페와 디저트 가게와 주얼리, 소품 가게가 눈길을 끈다. 부산시가 지난해 3월 이바구길을 지역특화 창업 거점시설인 ‘부산 창업가꿈’ 제5호점으로 지정하면서 6명의 청년 창업가가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공간이 없어서 꿈을 펼칠 수 없었던 청년 창업가에게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동네 주민들에게 소일거리라도 만들어 주는 게 목표”라며 “관광객과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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