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송원섭의 와칭] "나는 최미나수야,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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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위해 중앙일보 사옥을 찾은 최미나수. 사진 초록뱀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솔로지옥' 시즌5가 남긴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꼽으라면 과연 최미나수를 꼽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는 솔직함으로, 누군가에게는 당혹감으로 다가왔던 그녀의 행보는 방송 내내 뜨거운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직접 만나 본 최미나수(27)는 아직 미숙하긴 했지만 자신의 결핍과 강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타인의 시선보다 스스로의 독립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최미나수입니다."

'벌써부터 여기저기 미팅 스케줄이 빡빡하다'는 평상복 차림의 최미나수를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성장 과정이 굉장히 독특한데.

최미나수(이하 최): 아버지가 사업으로 여기저기 옮겨 다니신 덕분에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 7살 때까지 유치원을 다녔고, 한국에서 초등학교 5학년 1학기까지 보냈습니다. 이후 캐나다로 건너가 학기를 마쳤고, 미국 미네소타에서 중학교 과정을 시작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외국인학교에 다니다가 9학년 때는 중국 상해 아메리칸 스쿨(SAS)로 옮겼습니다. 아버지가 제가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기를 바라셨거든요. 결국 대학은 이번에 졸업합니다.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UIUC)의 커뮤니케이션 학과는 미국에서도 명문이다.

최: 제 전공을 정말 좋아했어요. 미스코리아나 미스 어스 대회를 치르며 느낀 건데, 이 전공이야말로 세상 어떤 일을 해도 큰 도움이 되는 학문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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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나수(아래쪽)가 '솔로지옥' 시즌5에서 장난스러운 몸짓을 보이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내 생각과 다른 반응에 놀랐어요."

미스 어스 출전 당시 인터뷰에서 ‘공감(empathy)’의 중요성을 강조해 화제가 됐다.

최: 학교에서 동정(Sympathy)과 공감의 차이를 처음 배웠는데 그게 평생의 가치관이 됐어요. 동정이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라면, 공감은 상대방과 나의 위치를 바꿔놓고 똑같이 아픔을 느끼는 것이죠.

그런데 ‘솔로지옥 5’ 방송 중에는 정작 본인이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을 보였다는 지적이 있는데.

최: 사실 제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상처를 준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이 끝난 뒤 당사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제가 부족했던 부분을 알아차리고 사과도 했어요. 분명히 제가 미숙한 부분이 있었죠.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어요. 만약 제가 모든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배려만 하고 있었다면, 아무것도 못 하고 가만히 있어야 했을 거예요. 사실 그러려고 그 프로그램에 나간 건 아니잖아요. 일단은 제가 그때그때 느끼던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게 우선이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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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 시즌5 출연자 최미나수가 스튜디오 출연자인 홍진경으로부터 방송중의 '막말'에 대해 사과를 받는 모습을 장난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사진 홍진경 SNS

"장난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반응들, 많은 공부가 되었죠." 

해외 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지 한국식의 ‘눈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 (웃음) 사실 저는 평소에 눈치를 정말 많이 보는 편이에요. 외동으로 자라며 어른들 손에 커서 그런지 분위기 파악을 빨리하는 게 습관이 됐거든요. 오히려 이번 촬영장에서는 제 마음이 가는 대로 솔직하게 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행동했을 뿐이에요.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했던 행동들이 무례함으로 비쳤을 때는 속 상하기도 했지만, 이번 기회가 제게는 큰 교훈이 된 것 같아요.

“두 명이랑 나가면 안 되나요?”라는 발언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가.

최: 사실 그건 정말 장난으로 툭 던진 말인데 (웃음) 티저 영상에 그 부분만 계속 강조되면서, 그게 제 캐릭터를 규정하는 말이 되었죠? 평소의 저는 규칙 파괴자(rule breaker)가 아니에요. 오히려 권위에 순종하는 편입니다.

이성훈 씨와의 ‘최종 커플’ 이후의 관계를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최: 녹화가 끝난 뒤 성훈씨는 뉴욕으로 돌아갔고 저는 일리노이주로 가서 학기를 마치느라 만나기는 어려웠지만, 연락은 계속 주고받았어요. 특히 방송이 나가면서 제가 욕을 먹는 걸 알고, 성훈씨가 괜찮냐고 위로해주기도 했고요. 일단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기로 했고 좋은 친구로 앞날을 바라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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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 시즌5 출연자 이성훈(왼쪽)과 최미나수. 사진 넷플릭스

"나는 뼈미인, 한때 72KG까지 나갔다."

첫 등장 때 입었던 노란 드레스가 ‘가성비 아이템’으로 화제가 됐는데.

최: 그 옷, 제가 직접 구매한 5만 원대 드레스예요. 제가 평소에 명품만 좋아할 거라는 편견을 깨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뭘 입어도 어울릴 것 같다’, ‘명품 몸매’라는 찬사도 많이 받았다.

최: 그건 정말 뜻밖이에요. 저는 제 몸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요. 일단 어깨가 너무 넓고(그래서 친구들에게 '뼈미인'이라고 불려요), 목이 짧아요. 그 단점을 잘 보완하는 스타일링을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것 뿐이에요.

너무 겸손한 것 같다. 타고난 몸매인 것 같은데.

최: 그렇지 않아요. 제가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고교시절엔 72kg까지 나간 적이 있어요. 그 뒤로 치열하게 운동하고 관리해서 지금의 몸을 만든 겁니다. 입맛은 확실히 한국이에요. 닭발, 삼겹살, 이런 거 좋아해요. 양주보단 소주고, 한병 정도는 마시는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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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나수가 처음 등장할 때 입었던 노란색 '5만원짜리' 드레스. 사진 넷플릭스

나의 강점은 회복탄력성 

스스로 생각하는 최미나수의 가장 큰 강점은.

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매우 좋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는 외부 타격에 상처를 잘 받고, 쉽게 무너지기도 해요(방송 중에도 다른 출연자가 정면으로 불만을 표시하자 눈물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속도가 누구보다 빠릅니다. 금방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힘이 제 삶을 지탱해 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최: 이제 20대가 3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연기나 MC 등 기회가 주어진다면,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미인 대회 출신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제 영향력을 바탕으로 더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부모님의 지원으로 살아왔는데, 곧 독립하고 싶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최: 독립적으로 나로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부나 명성, 가족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것 위에 ‘나 자신’이 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최미나수라는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제 인생의 최종 목표입니다. 물론, 부나 명성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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