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남광주통합시장·교육감 1명씩 뽑는다…"주청사는? 근무지 변경?" 기대와 우려
-
13회 연결
본문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앞)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 등을 여당 주도로 처리한 뒤 의사봉을 두드려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4년간 20조 지원…일자리·복지·의료 혜택 확대
전남도와 광주광역시를 하나로 묶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일자리·복지·의료 혜택은 늘지만, 주(主)청사 선정, 근무지 변경 등 ‘갈등의 불씨’도 적지 않다.
25일 광주광역시·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총 413개 조문(보칙·벌칙 포함)에 두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폐지하고 단일 광역단체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공지능(AI)·에너지·문화 수도 비전으로 첨단산업 육성과 국가 기간산업 경쟁력 강화, 농어촌 균형 발전 등을 통해 수도권에 버금가는 남부권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통합을 추진 중인 광주·전남에 4년간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재정 지원과 함께 서울시에 준하는 행정·재정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 공무원 지역 인재 채용이 대폭 늘어난다. 이미 광주시는 올해 공무원 1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신규 채용(375명)의 약 3배 규모다.
박경민 기자
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무료 환승 확대
복지 혜택도 확대된다. 전남의 출생기본소득(월 20만원), 광주의 청년구직활동수당(월 50만원) 등 두 지자체가 운영하던 복지 사업을 모두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두 지역 문화·관광시설도 ‘지역민 할인가’로 이용할 수 있다. 특별법상 ‘공공기관 이전 우선 고려’ 조항에 따라 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 유치 가능성도 높아졌다.
소방체계도 통합되면서 119종합상황실을 통해 광주 전남대병원과 전남 동·서부에 들어설 통합 국립의대 부속병원 등 3개 권역을 잇는 응급의료체계가 구축된다. 수도권처럼 버스전용차로·환승시설·교차로 버스우선통행 등을 갖춘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도입되면 1시간 생활권도 가능해진다. 무료 환승 확대로 교통비도 줄어든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왼쪽)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1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통합 추진 범시도민협의회 발대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공무원 조직 통합…근무지 변경 우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모두 통합 법안 처리엔 힘을 모았지만, 물밑에선 자기 지역구에 주청사를 두려는 등 이해관계가 엇갈려서다. 행정 명칭에 대한 혼선 우려도 제기된다. 전남 시(市) 단위 지자체 5곳은 통합 후 주소가 ‘광주특별시 ○○시’ 형태로 ‘시’가 중복돼서다. 김성재 전남도 통합지원팀장은 “주청사 소재지나 ‘시’ 중복 문제 등 세부 사항은 국회 본회의 통과 후 후속 논의를 거쳐 정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무원 조직도 통합특별시 소속으로 통합된다. 신분은 법적으로 승계되지만, 직제 개편에 따라 부서 통폐합과 인사이동은 불가피하다. 인사 교류 범위가 확대되면서 근무지 변경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별법에 따르면 ‘통합특별시 설치 이전 임용된 공무원은 종전의 관할구역 안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원·교육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다만 ‘교육행정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관할구역 간 인사를 교류하는 경우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해 사실상 인사이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대해 교육계는 “근거리 배치 원칙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익명을 원한 광주지역 한 30대 교사는 “특별법상 ‘본인 동의’ 조항만으론 근무지를 보장받기 어려워 불안하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전남·광주 행정통합 관련 면담에서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지역 국회의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정부 재정 지원 명문화해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주민 소외론’도 나온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상임활동가는 “주권자의 권한 행사가 배제된 채 예산과 권한만 부여하는 법안”이라며 “단체장이 이를 남용할 수 있다”고 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수정된 법안도 시민 주권과 교육 자치 측면이 미흡하다”며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정부의 재정 지원 약속을 명문화해야 한다”며 “통합 이후 세부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얼마나 밀도 있게 담아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본다. 류근필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두 지자체 조직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재편하고 행정 효율성을 높일지 로드맵을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월 14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도지사-교육감 4자 회담’에서 왼쪽부터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전남도]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