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겸재 정선 ‘박연폭포’ 국중박에 떴다…확 바뀐 서화실 “N차 관람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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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새롭게 단장한 서화실에서 취재진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서화실의 재개관일은 다음날인 26일이다. 연합뉴스
“서화(옛 글씨와 그림)는 보존 관계상 3개월 단위로 바꿔 걸 수밖에 없다. 이걸 역으로 활용해 교과서 속 명화들을 3개월마다 ‘이 계절의 명화’로 소개하면서 관람객들의 ‘N차(복수) 관람’을 유도하겠다.”(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3개월마다 주제전시 첫 주인공은 겸재 #서예실 강화…‘서화가의 창’ 조성 눈길 #유홍준 관장 “교과서 속 명화 교체 소개” #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구) 상설전시관의 서화실이 약 6개월 간의 정비를 거쳐 26일 재개관한다. 1400평(약 4628㎡) 공간을 1~4실로 재구성하면서 제3실에선 특정 서화가에 초점을 맞춘 주제전시를 분기 단위로 연다. 3개월이 최대인 서화 전시의 약점을 ‘한정판 관람’처럼 탈바꿈시켜 연중 내내 관람객의 이목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약 6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서화실의 전시 구성과 디자인을 새로 꾸몄다고 25일 밝혔다. 오는 26일 공개하는 '겸재 정선: 아! 우리 강산이여!'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정선의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 작품으로 꼽히는 풍악도첩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정선 '박연폭포'.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25일 언론에 먼저 공개된 첫 번째 주제전시 주인공은 올해 탄생 350주년을 맞은 겸재 정선(1676~1759). 지난해 호암미술관 특별전에서 장대한 그림 세계가 소개될 당시 전시작에서 빠져 아쉬움을 샀던 노년의 걸작 ‘박연폭포’(개인소장)가 강렬한 먹색과 대범한 구도로 시선을 압도한다. 연구자에 따라 ‘금강전도’ ‘인왕제색도’와 더불어 겸재의 ‘톱3’로 꼽는 작품이다. 앞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DNA: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 전시 등에 나들이한 바 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진경산수의 시작을 알리는 초기 작품 ‘신묘년풍악도첩’(보물) 등 박물관이 소장한 겸재 주요작이 한자리에 모였다. 겸재의 오랜 벗이자 한국적 인물화 및 풍속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관아재 조영석(1687~1761)의 대표작 ‘설중방우도’(개인소장)도 만날 수 있다. 모두 4월26일까지만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약 6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서화실의 전시 구성과 디자인을 새로 꾸몄다고 25일 밝혔다. 오는 26일 공개하는 '겸재 정선: 아! 우리 강산이여!'에서 정선의 오랜 벗이자 한국적 인물화와 풍속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조영석의 대표작도 함께 선보인다. 사진은 조영석 '설중방우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총 70건(보물 10건 포함)의 전시품과 함께 재개관한 서화실은 관행적인 분류를 해체하면서 장르의 ‘뒤섞임’과 전통·현대의 ‘공존’이 두드러졌다. “최신 학계 연구를 반영해 시대·장르 구분보다 기능적 측면, 즉 ‘감상’과 ‘실용’의 측면에서 서화를 다시 바라보려는 의도”(김혜원 미술부장)가 반영됐다. 예컨대 4실에선 ‘일월오봉도’(작자 미상) 같은 궁중장식화와 이명기(1756~1813 이전)·김홍도(1745~1806 이후)가 합작한 ‘서직수 초상’(보물)이 나란히 전시된다. 장식화·기록화·초상화 등 제작 목적이 뚜렷했던 서화의 면모를 되짚어보자는 뜻이다.
1실 ‘서예’의 경우 안평대군 이용(1418~1453), 석봉 한호(1543~1605) 등 명필들의 글씨 외에 각종 비석과 탁본 유산도 아우르면서 ‘옛 비석의 벽’을 신설했다. 광개토대왕릉비 등 옛 비석의 글씨 19종을 첨단 3D 인쇄기법으로 재현한 것으로 서체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서예에서 회화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통로에 조성한 ‘서화가의 창(窓)’은 문인의 이상적 공간에 현대 미감과 기술이 접목돼 또 하나의 ‘인증샷 포토존’이 될 전망이다.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새롭게 단장한 서화실에서 취재진이 서예가 중심이 된 1실을 둘러보고 있다. 서화실의 재개관일은 다음날인 26일이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새롭게 단장한 서화실에서 유홍준 박물관장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아래는 추사 김정희의 '묵소거사자찬'. 연합뉴스
서화실 개편을 담당한 김승익 학예연구사는 “글씨와 그림은 하나라는 전통적 인식에 바탕해 서예 전시를 강화하되 영상과 다양한 텍스트 활용으로 관람 편의를 높였다”고 소개했다. 제3실의 주제전시는 겸재 정선에 이어 단원 김홍도(5월4일~8월2일), 추사 김정희(8월10일~11월29일), ‘조선 모더니즘: 조선 말기의 회화’(12월7일~내년 2월28일)로 이어진다. 오는 10일엔 이번 재개관과 관련한 유홍준 관장의 특별 강연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이 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열린다(3월3일부터 박물관 홈페이지 사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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