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경찰 분실한 코인 20억…"제가요?" 의문의 여성에 있었다
-
2회 연결
본문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경찰서가 보관하던 비트코인 22개(약 20억원 상당)의 분실 경위를 수사 중인 경기북부경찰청이 코인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2명을 검거했다. 강남경찰서가 최근에서야 뒤늦게 탈취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2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은 이들이 관여된 코인 해킹 의혹 사건을 수사하다 5년 전 압수한 증거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남서는 A코인을 발행한 재단 측이 “재단에서 보유하던 A코인이 7억개(당시 시세 기준 48억원 상당) 가까이 사라졌다”며 컴퓨터 등 이용사기 혐의 등으로 불상의 인원을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던 지난 2021년 11월 콜드 월렛에 담긴 비트코인 22개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경찰은 A코인이 상장돼있던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사라진 코인의 행방을 추적하다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22개를 발견했다. 이 비트코인은 한 여성 명의의 전자지갑에 보관돼 있었는데, 이 여성은 경찰에 “나는 전자지갑을 만든 적이 없다. 명의를 도용당한 거 같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여성으로부터 비트코인 22개의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확인서를 받았고, 임의제출 형태로 해당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경찰, 외부인이 제공한 콜드 월렛에 관리 부실 의혹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경찰이 이 비트코인을 증거물로 확보할 당시 경찰이 소유한 콜드 월렛(Cold Wallet)에 옮기지 않고 A코인 해킹 사건의 고소인인 A코인 재단 측이 제공한 콜드 월렛을 받아 보관했다고 한다. 콜드 월렛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돼있는 USB 형태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콜드 월렛을 최초 구입할 당시 설정된 니모닉(Mnemonic·기억술) 키만 알고 있으면 실물 콜드 월렛을 분실하더라도 그 안에 들어있는 가상자산을 다른 지갑으로 복구할 수 있다. 재단 측이 제공한 콜드 월렛에 비트코인을 보관할 경우 해당 콜드 월렛의 니모닉 키를 알고 있는 사건 관련자 등이 언제든 경찰이 가진 비트코인을 탈취해 갈 수 있는 셈이다.
코인 분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북부청 사이버수사과는 25일 강남경찰서 코인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B씨와 C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A코인 재단과 관련된 인물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청 관계자는 “가상자산 유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연합뉴스
담당 수사경찰은 뇌물수수로 징역형
A코인 해킹 사건의 강남경찰서 담당 수사관이었던 D 전 경위는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이 사건 수사 도중 고소인인 A코인 재단 관계자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해 8월 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뇌물죄는 공무원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달 항소심이 기각되면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당시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코인 재단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고소한 해킹 사건을 신속히 처리해주고, 사건 수사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하며 뇌물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자산 취급 제도 전반 손질 필요”
전문가들은 최근 수사기관의 가상자산 분실 사례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가상자산 취급 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호 고려대 정보대학 컴퓨터학과 교수(블록체인연구소장)는 “가상자산 증거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에서 준비한 새 콜드 월렛에 담는다고 해도 유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키를 여러 개로 나눠 동시에 접속해야 옮길 수 있도록 중복 보안 장치를 두거나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하는 커스터디(수탁) 기관에 맡길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