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치파오 입고 차 끓여 마신다…美Z세대 '차이나맥싱' 열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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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등 중국인이 아닌 사람이 패션 취향, 라이프 스타일 등과 관련한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화하는 소셜미디어(SNS) 밈(meme)인 '차이나맥싱(China Maxxing)' 현상(중국인 되기, Becoming Chinese)을 소개하는 한 유튜브 영상. 사진 유튜브 캡처
사과 끓여 차 만들어 마시기, 뜨거운 물 마시기, 집에서 슬리퍼 신기….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원활한 소화를 돕는다고 알려져 전통 중국 의학에서 추천하는 건강 관리법이다.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23세 중국계 미국인 여성 셰리 주는 최근 자신의 틱톡 계정에 “중국 설(춘절) 연휴 기간 한 일”이라며 이 건강관리법을 실천하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들을 올렸다. 그는 틱톡에 ‘매력적인 중국인 여성되기(Becoming Chinese Baddie)’ 시리즈도 연재해오고 있다. 타임지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영상 하나당 약 200만~6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Z세대들 사이에서 ‘중국인 되기(Becoming Chinese)’ 열풍이 일고 있다. 미국인 등 중국인이 아닌 사람이 패션 취향, 라이프 스타일 등과 관련한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화하는 소셜미디어(SNS) 밈(meme)이다. ‘차이나맥싱(China Maxxing)’이라고도 하는 이 밈에 대해 최근 뉴욕타임스(NYT), CNN, 블룸버그통신, 타임 등 미 유력 언론들이 일제히 집중 조명했다.

틱톡과 유튜브에서 '차이나맥싱(China Maxxing)' 혹은 '중국인 되기(Becoming Chinese)'라고 검색한 결과. 사진 틱톡, 유튜브 캡처
“Z세대, 미 국내 상황 불만에 중국에 관심 돌려”
틱톡에서 ‘China Maxxing’이나 ‘Becoming Chinese’로 검색하면 미국 Z세대 여성들이 중국 여성들의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춤을 추거나 중국 전통 과일차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인들은 중국을 사랑한다(Americans love China)”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중국 관광 브이로그를 올리거나 중국에서 산 붉은색 기념품을 자랑하는 미국 Z세대 남성들도 있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은 “Z세대들이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 중국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정치 양극화, 총기 폭력, 이민 단속, 인종 갈등같은 문제들에 피로감을 느낀 Z세대들이 미국을 더는 세계의 중심 국가로 인식하지 않고 미국 문화를 좋은 삶의 기본 모델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24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 금지 법안을 추진한 이후 이런 흐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여파로 지난해 1월에는 중국 SNS 플랫폼인 레드노트(샤오홍슈)의 미국 내 일일 활성 이용자가 하루 만에 70만에서 340만으로 폭증하기도 했다.
미국(왼쪽)과 중국 국기. 사진 셔터스톡
“중국 부정적인 면 희석 우려…장기적 현상은 아닐 것”
미 언론들은 차이나맥싱으로 중국 문화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것이 중국의 소프트파워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이나맥싱이 단기적인 밈을 넘어 중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문화적 파급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CNN은 “"K팝, K드라마,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고, 일본의 깨끗한 거리와 고속철도는 기록적인 수의 관광객들을 모았다”며 “이제는 중국의 차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린지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국인들이 중국과 일상생활에 관심을 갖는 현상을 매우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차이나맥싱 현상이 극대화될수록 중국의 인권 문제 등 부정적인 면은 가려지고 긍정적인 면만 지나치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크리스털 아비딘 호주 커틴대 인터넷문화과 연구원은 차이나맥싱 트렌드가 비중국인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에 대해 “단순화된 중국 문화 이미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캐롤라인 우엘레트 미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문화인류학과 연구원은 “차이나맥싱 참여자들이 현실의 중국이 아닌 초현실적 중국, 즉 상징적으로 이상화된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차이나맥싱 현상의 파급력을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티엔위 팡 하버드대 과학사 박사과정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긴장 상황과 미국 내 오랜 혐중 역사를 고려할 때 차이나맥싱 현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장기적인 중국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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