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치명적 보복' 나선 이란 "중동 美기지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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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이란도 ‘소나기 미사일’로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 본토를 비롯해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쿠웨이트의 알살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UAE)의 알다프라 공군기지, 바레인의 해군5함대 본부 등 중동 내 주요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을 대규모로 발사했다.

이란 관영언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최소 200명의 병력이 죽거나 다쳤다”며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에 설치된 미군의 FP-132 레이더도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이 레이더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쓰이는 기술을 장착했고 탐지 거리가 50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RGC는 또 “미 해군의 전투지원함을 미사일로 심각하게 파괴했다”며 “다른 미 해군 전력자산도 IRGC의 미사일과 드론의 사거리 안에 있다”고 경고했다.

에브라힘 자바리 IRGC소장은 국영TV에서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는 우리가 재고에 있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곧 이제까지 본 것 중 가장 강력한 미사일을 선보일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IRGC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기지를 공격했다”며 “(중동) 지역의 모든 미국 기지, 자원 및 이익이 이란군의 합법적인 공격 목표다. 적을 결정적으로 패배시킬 때까지 보복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앞서 로이터통신에 보복을 준비 중이며 이번 조치는 치명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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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난 뒤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카타르 도하와 UAE 아부다비, 바레인 마나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에서 이란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과 연기가 치솟았다. 아부다비에서는 미사일을 요격하면서 주거지역에 떨어진 파편에 맞아 아시아인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에서도 주민들 폭발음을 들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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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한 TV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시작했다는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속보가 방영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란 측 피해도 알려지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과 모하메드 파크푸르 IRGC 사령관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가 이스라엘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크푸르는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 폭사한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이 밖에도 이란 군 정보 책임자 살레 아사디 등 다른 고위 지휘관이 제거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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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그동안 이란은 지난 6일부터 미국과 3차례 핵협상을 하면서도 체제 수호를 위해 불가피하다면 전쟁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지난해 6월 12일 전쟁에서 당했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이란은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탄도미사일을 통한 ‘소나기 미사일’ 보복에 나섰다. 이란은 앞으로도 이스라엘 영토를 비롯해 카타르와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둔 미군 기지 13곳에 공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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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약 2000기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대 사거리가 2000㎞인 호람샤르-4와 세질-2, 최대 사거리 1400㎞에 마하 13~15의 속도로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흐-1 등이 대표적이다. 최대사거리 3000㎞로 유럽도 사정권에 두는 순항미사일 수미르, 러시아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자랑하는 공격 드론 샤헤드 등도 갖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6월에도 미국이 자국 핵시설을 폭격하자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을 쐈다. 당시엔 공격 전 미국 측에 계획을 알렸지만, 이번엔 다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의 공격에 미군 병력 3만~4만명이 노출돼 있다”며 “상당한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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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건물 외벽에 “미국과 함께 격추돼라”라는 문구와 함께 미사일·해골 등이 그려진 반미 선전 벽보가 그려져 있다. EPA =연합뉴스

유럽과 중동 일대에서 무차별적 테러를 벌일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란의 지시로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알카에다 또는 그 연계 조직이 유럽 내 미국·이스라엘 대사관이나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란은 유럽 영토 내에서 대리 세력을 운용할 능력을 입증해 왔다”며 “지난해 5월 영국 당국은 주영 이스라엘 대사관을 공격하려던 이란 국적자 4명 등 테러 조직원 5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중동에선 후티 반군과 하마스, 헤즈볼라, 이라크 민병대 등 이란을 대리해 이스라엘과 싸워 온 ‘저항의 축’ 세력이 가세할 수 있다. 이스라엘 본토와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에 있는 미군 기지를 로켓과 미사일 등으로 공격하면서다.

실제로 후티도 이날 공격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후티 측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이란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홍해 해상 수송로와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첫 공격은 이날 밤에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후티는 트럼프 행정부와 지난해 5월 홍해 해상 수송로에 대한 공격 중단에 합의하고, 그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도 중단했다.

장기적 소모전으로 미국을 지치게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후티는 홍해에서 드론과 미사일로 미군과 상선을 집요하게 공격해 경제적 압박을 느낀 미국이 협상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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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로켓포 발사 훈련을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EPA =연합뉴스

이란이 이를 참조해 홍해와 세계 원유 수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등 전략적 해상로를 공격해 갈등을 장기화할 수 있다. 유가 상승과 안보 불안을 일으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할 거란 전망이다.

실제 IRGC가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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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이란 테헤란의 한 모스크에서 이란 남성이 이란 국기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사진을 단 군복을 입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참수 작전(수뇌부 제거 작전)에도 대비 중이다.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테헤란 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집무실을 겨냥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하메네이는 테헤란이 아닌 안전한 곳에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하메네이는 또 자신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시 후임으로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모하마드 갈리바프 의회 의장,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등을 후보로 정해 놨다고 NYT가 전했다. 정부·군 지도부 핵심 인사들에게도 승계 서열을 4순위까지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군 수뇌부가 일거에 제거됐던 상황을 재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란의 이 같은 항전 의지는 전쟁이 체제 유지에 도움이 더 될 수 있단 판단 때문이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요구를 순순히 수용하면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수립된 신정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는 NYT에 “이란은 미국의 조건에 굴복하는 것이 미국 공격을 받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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