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교조, 조합원 수 ‘반토막’ 위기에…37년 만에 명칭 변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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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3일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전교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 37년 만에 조직 명칭 변경을 추진한다.

전교조는 3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교조는 “출범 때와 달리 교원, 교직원, 공무원이 별도로 가입 가능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고 현재 전교조 가입 대상이 ‘교원’으로 한정돼 있어 명칭 변경을 통해 조직 정체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30대로는 처음으로 전교조 수장에 선출된 박영환 위원장은 2024년 12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전교조 명칭에서 ‘교직원을 삭제하겠다”고 언급한 적 있다. 전교조에 따르면 지난해 조합원 대상 의식조사 결과 설문 참여교사 가운데 51.8%가 이름을 바꾸는 것에 찬성했다.

1989년 창립된 진보 성향의 전교조는 2000년대 초반까지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함께 '양대 교원단체'로 불렸다. 하지만 2003년 조합원 수 9만5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조합원 수가 줄어 2020년엔 4만5200명까지 떨어졌다. 2021년부터는 정확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변화엔 교사노조연맹(교사노조)의 등장이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교사노조는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2017년 12월 기존 전교조 체제를 비판하고 생활밀착형 교원 노조를 지향하며 창립했다. 2023년 서이초 사건 등을 계기로 교권보호 활동을 적극 추진하면서 젊은 교사들의 호응을 얻었다.

교사노조의 조합원 수는 2024년 말 현재 12만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전교조나 교총은 정치색이 강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다”며 “그러다보니 젊은 교사들은 실질적인 권리 구제나 행정업무 분리 등 요구사항을 반영해 줄 수 있는 단체에 더 많이 가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전교조의 이번 결정이 이 같은 위기 속 이미지 쇄신과 교원 권익 신장에 집중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는 “그동안 전교조는 정치적 현안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젊은 세대 교사들 사이에선 공감하기 어려운 기성 조직으로 인식돼 온 것이 현실”이라며 “조합원이 줄면서 예산과 영향력이 축소돼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방법으로 명칭 변경과 조직 개편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오는 6~7월 전국 지부·지회별 전 조합원 토론회를 통해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의견과 혁신 방안을 수렴한 이후, 9월 중 전 조합원 온라인 투표를 거쳐 새로운 명칭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전교조는 올해 ’교사의 삶과 교육을 살리는 현장밀착 전교조‘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학교 현장 민원대응 체계 강화 및 교사 행정업무 분리,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교원정원 확보, 임금인상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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