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어머니, 보고 계십니까…태극마크 존재감 새긴 더닝·위트컴·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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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한국계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류지현 감독과 강인권 수석코치가 직접 KBO 관계자와 함께 미국을 오가며 선수들의 의지를 확인하고 몸 상태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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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김혜성(왼쪽)과 하이파이브하는 더닝. 연합뉴스

그 결과 셰이 위트컴(28·휴스턴 애스트로스), 데인 더닝(32·시애틀 매리너스), 저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라일리 오브라이언(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네 명이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 대회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한국의 WBC 출전 역사상 최다 인원이었다.

이들 중 오브라이언은 훈련 중 종아리를 다쳐 결국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다른 셋은 지난 1일 무사히 일본 오사카에 도착해 한국 야구대표팀 동료들과 한 팀을 이뤘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세 아들이 2009년 이후 17년 만의 WBC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 야구에 든든한 기운을 보탰다.

WBC 개막 이틀 전 치른 최종 모의고사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은 빛났다. 더닝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WBC 공식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0㎞ 초중반으로 빠르지 않았는데,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면서 오릭스 타자들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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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전에서 동반 활약한 위트컴(왼쪽)과 더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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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는 더닝. 연합뉴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3회가 시작하자마자 유격수와 2루수의 실책이 잇따라 나왔지만, 후속 타자 셋을 연속 내야 플라이와 땅볼로 처리하고 무사 1·3루 위기를 벗어났다. 더닝은 경기 후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위주 투구를 하는 데 집중했다”며 “포수(박동원)가 잘 리드해줘서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었고, 타선이 2회 대량 득점한 덕에 큰 부담은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던졌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더닝은 지난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MLB 12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평균자책점 6.97을 기록했다. 2023년 WBC 한국 대표팀에도 합류하려다 부상으로 불발돼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그때 이루지 못한 소원을 이번에 이뤘다. 굉장히 재미있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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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첫 홈런을 터트리고 기뻐하는 위트컴. 연합뉴스

타선에선 3루수 위트컴이 갈증을 해소하는 한 방을 터트렸다. 위트컴은 2023년 마이너리그 홈런왕을 경험한 내야 유틸리티 선수다. 대표팀의 장타력에 큰 힘이 될 거란 기대를 모았는데, 이 경기 전까지는 잠잠했다. 지난 2일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침묵했고, 이날도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오릭스가 6-3까지 추격한 5회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려 마침내 홈런 손맛을 봤다. 위트컴의 홀가분한 미소와 함께 대표팀의 걱정도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좌익수로 나선 존스도 안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두 차례 출루했고, 2루 도루까지 해내면서 빠른 발을 뽐냈다. 류 감독은 2루에 안착한 존스를 향해 머리 위로 큼직한 ‘손 하트’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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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안타를 친 뒤 류지현 감독의 하트에 손가락 하트로 화답하는 존스. 연합뉴스

한편 한국 타선의 ‘쌍포’ 김도영(23·KIA 타이거즈)과 안현민(23·KT 위즈)도 나란히 기분 좋은 홈런을 때렸다. 1번 지명타자로 출격한 김도영은 한국이 2-0으로 앞선 2회 2사 1·3루 두 번째 타석에서 좌월 3점포를 폭발했다. 오키나와 캠프부터 이어진 연습경기 3게임 연속 홈런이다.

안현민은 9회 리드를 8-5로 벌리는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일본 대표팀과의 도쿄돔 평가전에서 홈런 2개를 쳐 일본 감독에게 ‘요주의 인물’로 언급됐는데, 이 한 방으로 또 한 번 상대의 경계심을 키웠다.

한신전(3-3 무)과 오릭스전(8-5 승)을 끝으로 실전 대비를 모두 마친 대표팀은 경기 후 신칸센을 타고 결전지 도쿄로 이동했다. 한국은 오는 5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체코와 WBC 1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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