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 "날짜 잘못 쓰인 송달장 보내고 궐석 선고, 절차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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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x

출석 일시가 잘못 기재된 소환장을 송달한 뒤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최근 파기환송했다.

A씨는 “생활비가 필요하니 돈을 빌려 달라. 월급을 받으면 바로 갚겠다”는 등의 거짓말로 지인 B씨를 속여 2018년부터 약 4년 동안 80차례에 걸쳐 총 4억여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가로챈 돈을 주식 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와의 신뢰관계를 이용해 장기간 반복적으로 돈을 편취했고, 피해 금액이 큰 데다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다만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절차적 실수가 발생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1차 공판기일에만 출석한 뒤 이후 재판에는 나오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A씨에게 소환장을 2회 송달한 뒤에도 A씨가 출석하지 않자 궐석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판결을 선고했다. 형사소송법 365조에 따르면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나오지 않으면 피고인 진술 없이 판단할 수 있는데, 이 규정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소환장이 적법한 소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환장에 기재된 ‘출석 일시’가 실제 공판기일과 다르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A씨가 수령한 3차 공판기일 ‘일시’란에는 3차 공판기일이 아닌 2차 공판기일의 일시가 잘못 적혀 있었다.

대법원은 “원심이 A씨에게 송달한 피고인 소환장은 ‘출석 일시’가 잘못 기재돼 있는 것으로서, 법률이 정한 방식에 따라 작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주거지로 소환장을 발송해 수령했다 하더라도,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한 방법으로 소환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 법원은 절차에 따라 다시 A씨에게 선고를 해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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