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벌써 '토사구팽' 준비?…트럼프 "쿠르드족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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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대(對)이란 군사작전에 쿠르드족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틀 전인 지난 5일 인터뷰에서 쿠르드족 무장 세력이 국경을 넘어 이란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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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마이애미로 향하는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국방)장관이 이를 듣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의 소수민족 쿠르트족을 움직여 미국을 대신한 사실상의 ‘대리 지상군’을 벌인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쿠르드족이 또다시 이번 전쟁에 동원됐다가 버림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틀만에 토사구팽?…“쿠르드족 없이도 복잡”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 유해 귀환식에 참석한 뒤 플로리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전용기) 안에서 “우리는 쿠르드족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쿠르드족이 개입하지 않아도 전쟁은 충분히 복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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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에서 열린 이란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 장병에 대한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그들은 개입할 의사가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개입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쿠르드족의 참전은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한 자체적 결정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나는 쿠르드족이 다치거나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내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통화했다”고 밝혔고, 쿠르드족은 즉각 이란에 대한 진공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CNN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이들에게 무기를 지원했다”고 보도했고, AP 역시 “쿠르드족 지도자들이 이란 작전과 관련해 미국 관리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쿠르드족의 참여 과정에서 미국과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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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이라크 아르빌 외곽 기지에서 쿠르디스탄 자유당(PAK) 소속 이란 쿠르드족 전사들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보수 성향의 폭스도 “이스라엘이 이미 이란 내 쿠르드족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다”며 쿠르드족이 참전의 대가로 전후 독립 또는 자치권 확대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소수민족…또 다시 버림받나

그러나 쿠르드족의 개입이 필요없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쿠르드족의 참전이 미국과는 무관한 일임을 전제로 한 말에 가깝다. 지상전에 투입된 쿠르드족이 이번 전쟁에서 큰 희생을 감수하고 성과를 거두더라도 미국은 이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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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쿠르드족이 사실상 미군을 대신해 이란으로의 지상군 진격을 시작한 뒤 이란 쿠드르족 거주지인 쿠르디스탄 주 사난다즈에서 폭발이 일어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쿠르드족은 ‘세계 최대 무국가 민족’이다. 3000~4000만명으로 추산되는 쿠르드족은 자체 지도체제와 민병대를 갖고 있지만 독립된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채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튀르키예 국경 지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쿠르드족은 과거에도 중동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마다 분리 독립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과 수차례 손 잡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매번 버림받았다.

앞서 프랑스24는 지난 5일 보도에서 “미국이 또다시 이란계 쿠르도족에 손을 내밀었지만, 그들은 이번에도 다시 버림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분석 업체인 안테시스-월브룩 그룹은 이 매체에 지상군 투입을 압박받고 있던 미국이 쿠르드족과 접촉한 것은 “미국의 모든 대안이 사라진 뒤 남은 마지막 카드였다”며 “문제는 전술적 필요가 끝나면 전술적 활성화 역시 끝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상황이 외교적 궤도로 전환되거나 정권이 안정화된다면, 미국에 이들의 효용 가치는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동시에 이란이 안정된 이후 보복을 시작한다면 쿠르드 지역이 첫 타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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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x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의 이란 작전 참전에 반대하는 듯한 언급을 하기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육군이 최정예 공수부대 지휘부의 대규모 훈련을 최근 갑작스럽게 취소하면서, 이들의 대이란 지상전 투입설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상 전투와 특수 임무를 전문으로 하는 제82공수사단에서 작전의 계획과 실행을 조정하는 핵심 본부 부대의 훈련이 돌연 취소됐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육군이 조만간 제82공수사단 소속 헬기 부대의 중동 배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실제 배치는 늦은 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최정예 공수사단의 파병설에 대해 미 전쟁(국방)부는 성명에서 관련 세부 사항 공개를 거부하며 “작전 보안상 향후 이동이나 가상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란의 ‘중동 공격 중단’에…“우리에게 항복한 것”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에 대한 입장을 완전히 선회한 것은 현재의 전쟁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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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이라크 북동부 도시 술라이마니야(쿠르드 자치구)에서 드론 공격 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진에 포착됐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주둔지인 쿠르디스탄 자치지역은 드론 공격의 주요 표적이 되어왔으며, 이 중 대다수는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내 간담회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자국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고 공격 중단을 선언한 것을 두고 “그것은 항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국가들과 우리에게 (이란이)정말로 항복한 것”이라며 전쟁 상황이 미국에게 유리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과 합의를 모색하는(looking to settle)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합의를 원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전날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과 유사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의 차기 리더십과 관련해서도 “이란을 전쟁으로 이끌지 않을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자신이 이란의 정권 교체 과정에 개입할 뜻을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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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이란 미나브 소재 학교에 대한 공습이 보고된 후 희생자들을 위한 무덤이 준비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어린 초등학생을 포함한 175명이 사망한 해당 공습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그것을 이란이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직후 이란의 여자 초등학교에 대한 공습이 발생해 초등학생을 비롯한 175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선 “내가 본 바에 따르면, 그것은 이란이 한 것”이라며 이란에 책임을 돌리면서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영국 향해서도 ‘뒤끝’…“지원 필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압박에 결국 군사적 지원을 결정한 영국 등 동맹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뒤끝’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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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7일 영국 남서부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군인들이 미 공군 B-1 랜서 폭격기를 정비하고 있다. 영국은 당초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와 영국 남서부의 페어포드 공군기지에 대한 미국의 사용 요구를 거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뒤 기자 사용을 승인했다. AFP=연합뉴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한때 위대한 동맹국이자, 그중 가장 위대한 동맹국인 영국이 마침내 두 대의 항공모함을 중동으로 파견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향해 “스타머 총리, 우리는 더 이상 그것들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미 승리한 후에야 전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영국의 행동을)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의 이란 공습 전 미국은 영국 페어퍼드 기지와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요청했지만, 영국은 국제법 위반을 이유로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매우 실망했다”며 “영국엔 더 이상 처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등의 노골적 불만을 쏟아냈고, 영국은 그 이후 미군의 기자 사용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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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군 45형 구축함 HMS 드래곤호가 지난 3일 키프로스 주둔 영국군 보호 임무 수행을 위해 출항하기 전 햄프셔주 포츠머스 항의 상부 항만 탄약 시설(UHAF)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기지 사용을 불허한 스페인을 향해선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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