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美 전쟁 중 뭉치는 ‘나쁜 핵 연대’…김정은, 푸틴·루카셴코와 반미연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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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벨라루스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과시하면서 적극적인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쟁 지원 압박으로 미국과 동맹국 간에 균열이 우려되는 가운데 북한이 우방국 중심 외교를 통해 ‘반미연대’ 핵심 국가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25일 1면에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에 재추대된 것에 대한 축전을 보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답전과 벨라루스, 베트남 정상이 보내온 축전을 상단에 배치했다. 특히 김정은은 축전을 통해 푸틴에게 “평양은 모스크바와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선택이며 변함없는 의지”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북한의 우방국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도 23일에 보낸 축전을 통해 “민스크(벨라루스 수도)는 평양과의 정치적 및 경제적 연계를 각급에서 적극적으로 확대하는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의 초청으로 25일부터 이틀간 평양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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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의 관저에서 자국을 방문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앞서 루카셴코는 북·러 정상회담 직후인 2023년 9월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을 만나 “러시아, 벨라루스, 북한 세 국가가 협력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루카셴코가 의지를 보인 만큼 그의 이번 방북이 해당 삼각 연대의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벨라루스를 통한 북·러 간의 무기 거래 활성화 등 우려로 이어진다.

특히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2022년 2월)된 이후인 2023년 5월 25일 벨라루스 영토에 러시아의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에 합의하고 경제·정보·기술·농업·국경 안보 등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긴밀한 동맹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통해 러시아와 사실상 혈맹으로 거듭난 북한까지 ‘나쁜 핵 연대’에 동참하는 구도가 가시화한 것이다.

이는 김정은이 23일 최고인민회의(15기 1차) 시정연설에서 “지난 시기의 낡은 기준, 낡은 자대에 맞추어졌던 외교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격과 국위에 상응한 외교 전술과 대외 활동 방식을 구사하여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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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 9월 3일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은 이번 루카셴코와의 정상회담을 자신들의 핵 보유 정당성을 살파하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서방에 대항하는 ‘반미 블록’을 확대·발전시켜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인한 경제난을 돌파하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외교전에 나서겠단 발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장도 지난해 8월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고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 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따라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성된 전략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세력권을 형성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외교적 공간을 넓히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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