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rm, AI칩 제조 도전장…“삼성 파운드리 생산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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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에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Arm AGI CPU’를 공개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Arm이 직접 CPU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가람 기자
35년이 넘는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반도체 칩 제조 사업을 시작한다.
24일(현지시간)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의 기술 발표 행사 ‘Arm 에브리웨어’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 르네 하스 최고경영자(CEO)는 손가락 한 뼘 크기의 칩을 직접 들어 보이며 이렇게 선언했다.
지난 22일 테슬라가 반도체 생산 공장인 ‘테라팹’ 건설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이날 Arm이 첨단 칩 제조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I 산업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빅테크 기업의 영토 확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에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Arm이 기존 IP 및 컴퓨팅 서브시스템(CSS)을 넘어 자체 설계한 칩 제품까지 사업 플랫폼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가람 기자
데이터센터용 CPU 공개…"에이전틱 AI에 최적화"
이날 Arm이 공개한 ‘Arm AGI CPU’(Arm CPU)는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중앙처리장치(CPU)다. 에이전틱 AI(비서처럼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AI)에 최적화된 성능과 저전력 효율을 내세운다.
하스 CEO는 “단순한 응답을 넘어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복합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AI 시대가 열리면서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학습을 위한 대규모 연산에 강점을 지닌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첨단 AI 칩 시장을 주도해왔다면, 앞으로는 추론과 운영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두뇌 역할을 하는 CPU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란 의미다.
Arm에 따르면 Arm CPU는 인텔과 AMD 등 기존 x86 기반 서버용 제품보다 동일한 전력 소모 기준에서 두 배 이상의 성능을 구현한다. 제품명에 AGI(범용인공지능)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에 대해 하스 CEO는 “앞으로 모든 기술에 AI가 결합되고 모든 분야에서 CPU가 필수적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 행사장에 데이터센터용 서버랙에 설치된 ‘Arm AGI CPU’ 실물이 전시됐다. 이가람 기자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그간 반도체 칩 설계의 뼈대가 되는 아키텍처(컴퓨터 연산 처리 방식)를 개발하고 이를 특허로 관리하는 지적재산권(IP)을 수익 모델로 삼았다.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은 Arm이 제공한 이른바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맞춤형 칩을 개발해왔다. 이 과정에서 Arm은 특허 이용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과 관련 기술이 적용된 칩이 출하될 때마다 로열티를 받아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에서 모하메드 아와드 클라우드 AI 사업부문 총괄 수석부사장(왼쪽)과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가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이가람 기자
Arm이 직접 칩 설계와 판매에 나서면서 앞으로 기존 고객사와의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하스 CEO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Arm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확대될수록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자체 칩을 개발하는 기업에게 더 큰 시장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Arm의 사업 확장 행보는 최근의 위기 의식과도 무관치 않다. 올해 초 엔비디아는 Arm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인텔에 약 79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어 Arm이 지난달 4일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라이선스 부문 매출까지 발표하면서 Arm 아키텍처의 점유율 우려가 커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rm이 칩 제조로 영역을 확대할 경우, 기존 사업 모델보다 훨씬 높은 매출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날 Arm은 CPU 공동 개발사인 메타를 비롯해 오픈AI, 클라우드플레어, SK텔레콤, 리벨리온 등을 주요 고객사로 발표했다.
Arm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 가능성 검토"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위)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영상을 통해 Arm의 첫 CPU 출시를 기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가람 기자
국내 반도체 기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행사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Arm CPU가 하이엔드 D램인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8800’의 대역폭을 지원함에 따라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수요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에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제품 출시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Arm CPU의 생산을 맡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도 향후 변수로 꼽힌다. 이번에 공개된 1세대 제품은 TSMC의 3나노(㎚·1㎚=10억 분의 1m) 공정으로 올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번 발표에서 제시된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에 2세대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중앙일보와 만난 모하메드 아와드 클라우드 AI 사업부문 총괄 수석부사장은 “삼성전자와 Arm은 오랜 기간 여러 시장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향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한 생산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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