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제동원 피해자, 日 미쓰비시에 임금 받을 길 열려…대법 “청구권 살아있다”
-
16회 연결
본문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서 설치된 강제징용노동자상. 뉴스1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에 미지급 임금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도 피해자 개개인의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는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는 지난달 12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미쓰비시중공업 홋카이도탄광기선을 상대로 낸 미지급 임금,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원고들은 일제강점기 만주사변 후 태평양 전쟁에 이르기까지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돼 탄광이나 군수기지 등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제대로 된 보상은 받지 못했다. 이들은 2015년 밀린 임금과 이자료 각 1억원과 지연이자를 청구했으나 소송이 길어지면서 일부 원고는 사망해 유족이 소송을 이어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연합뉴스
2021년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소송을 각하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 개개인이 임금 등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판단했다. 협정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에 무상 자금, 차관을 지원하고 한국 정부는 대일 보상금, 미수금, 기타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1심 판단은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것이라 논란이었다. 대법원 전합은 ‘한일 청구권 협정은 양국 간 재정적·민사적 채권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일 뿐,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024년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자 피고 측 미쓰비시가 상고했다. 일본 본국에서 2005년 구 회사갱생법상 갱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아 채무를 전부 면책받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원고들에게 청구권이 있는지에 관해선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고들 손해배상 청구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항변을 배척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미쓰비시가 일본에서 채무를 면책받았다고 주장한 부분에 관해선 “속지주의 원칙을 취하던 2005년 우리나라 구 회사정리법(현 채무자회생및파산법)에 따라 일본의 면책 효력을 국내에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에서 벌어진 일은 한국 법으로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이 다시 심리하게 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