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돌아온 천재 김효주…강적 만나면 더 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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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오른쪽)가 29일 포드 챔피언십 3라운드를 마치고 인터뷰를 하던 도중 넬리 코다가 장난을 치자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LPGA 캡처]
김효주(31)가 30대 들어 세계 랭킹 1위로 달려가고 있다. 김효주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월윈드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28언더파로 넬리 코다(미국)를 2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통산 9승째다.
이 대회 2연패를 했으며 지난 주 열린 파운더스컵에 이어 2주 연속 우승도 달성했다. CME글로브 포인트, 시즌 상금, 올해의 선수 포인트까지 3개 부문 모두 1위다. 현재 4위인 김효주의 랭킹이 두 세 계단 더 오르게 된다.
어릴 적부터 김효주는 ‘골프 천재’라고 불렸다. 실수 없는 티샷, 송곳 아이언샷에 쇼트게임은 예술가였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6년 동갑내기 친구 김효주를 처음 만난 고진영(31)은 “나는 18홀 동안 겨우 92타를 칠 때, 효주는 78타를 치더라. 차원이 달랐다”고 회상한다.
김효주 골프의 하이라이트는 19세이던 2014년 LPGA 투어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카리 웹과 버디 펀치를 주고받으며 경기했는데, 놀랍게도 남녀 통틀어 메이저대회 최저타인 61타를 쳐 우승했다. 최고 선수와 맞붙으면 오히려 더 큰 힘을 내는 승부사, 그게 김효주였다.
그러나 이듬해 LPGA 투어로 진출하면서 무리하게 한국과 미국 투어를 겸했고 체력이 달렸다. 10대 중반부터 최고 자리에 올라 스트레스를 받았던 그는 20대 들어 일찌감치 번아웃이 왔다.
최근 김효주는 “어릴 땐 쳐다보지도 않았다”던 벤치프레스와 데드리프트를 든다. 한 개도 못하던 턱걸이를 너댓 개씩 하게 됐다. 근력 보강 운동 덕분에 30대가 됐지만 비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허수도 많다.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78야드지만 딱딱한 코스와 건조한 날씨 덕이 크다.
그가 되살아난 결정적인 이유는 정신력이다. 원래 김효주는 힘으로 치는 선수가 아니다. 그의 가장 강한 무기는 두 귀 사이, 즉 정신력이다.
2015년 LPGA 정회원이 된 첫해, 파운더스컵에서다. 당시 최고 선수 스테이시 루이스와 챔피언조에서 맞대결했다. 그가 친 티샷이 벌집 근처로 날아갔다. 벌에 쏘일 위험이 있으니 무벌타 드롭이 당연해 보였지만 경기위원이 불가 통보를 했다. 결국 보기. 그 순간 오히려 에너지가 폭발했다. 생애 첫 LPGA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주 우승한 대회가 공교롭게도 파운더스컵이었다. 5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효주는 코다의 추격에 공동선두로 몰렸다. 김효주는 백척간두였다. 다들 코다의 대역전승을 예상했다. 그러자 11년 전 그랬던 것처럼 오히려 힘을 냈다. 결국 1타 차 우승이었다.
이번 대회는 2015년 파운더스컵이 열린 피닉스 인근에서 열렸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8번 홀 더블보기로 코다에게 1타 차까지 쫓겼다. 또 뒤집어질 위기였다. 그러나 이후 오히려 상대를 압박했고 코다가 흔들렸다.
김효주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예전과 달라진 점은 버디를 많이 하고자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주는 최고 선수 넬리 코다를 상대로 5라운드 연속 동반 플레이를 하며 두 번 다 이겼다. 또래 선수들이 30대 들어 어려움을 겪을 때, 김효주는 오히려 전성기의 문을 열고 있다. 20대 초반에도 못 올랐던 세계랭킹 1위가 이제 가시권이다. 지금이 진짜 전성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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