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물만 먹다간 물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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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 도중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손흥민에게 작전 지시를 하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지난 28일 한국축구대표팀과 코트디부아르가 맞붙은 A매치 평가전(0-4패)은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도입할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을 위한 휴식 시간)’의 중요성을 확인한 무대였다. 경기 초반 공세를 펼치던 한국은 전반 22분께 3분간 경기가 멈춘 이후 거짓말처럼 상대에 주도권을 내줬다.

코트디부아르 사령탑 에메르스 파예 감독은 ‘강제 휴전’ 상황에 놓인 3분을 알차게 썼다. 그가 열정적인 전술 지시를 끝낸 뒤 선수들의 움직임이 확 달라졌다. 롱 패스와 개인기 위주로 한국 수비 배후 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연속 득점했다. 영국 가디언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대표팀 감독의 경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마치 농구팀 감독처럼 작전을 쏟아냈다”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은 이 시간 활용에 소홀했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엔 황희찬(울버햄프턴)을 붙잡고 긴 대화를 나눴지만, 후반엔 간단한 지시에 그쳤다. 경기를 마친 뒤엔 “3분을 쉬는 사이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윙백 설영우(즈베즈다)도 “그냥 물 마시며 쉬는 시간 같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새롭게 선보인 제도다. 그라운드 온도가 섭씨 32도 이상일 때 심판 재량에 따라 1분간 수분 보충 시간을 주는 기존 제도(쿨링 브레이크)와 달리 경기 환경과 상관 없이 전·후반 22분을 넘긴 시점에 각각 3분간의 휴식 시간을 의무 보장한다. FIFA는 ‘선수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축구계는 “수입 증대를 위해 축구를 22분 안팎의 4쿼터 경기로 쪼갠 것”이라 목소리를 높인다. 경기가 멈춘 3분간 FIFA와 방송사는 광고를 추가 편성할 수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대해 “경기 흐름을 끊는다. 경기하기 최적의 날씨와 환경에도 의무 적용된다”고 꼬집었다.

다음달 1일 오전 3시45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최적의 전술과 선수 구성을 찾는 노력에 더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효과적 활용 방안’이라는 숙제를 추가로 떠안았다. 랄프 랑닉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오스트리아는 완성도 높은 압박 전술로 무장한 팀이다. 콘라트 라이머(바이에른 뮌헨), 마르셀 자비처(도르트문트)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이 전술의 구심점을 이룬다. 이들을 상대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3분을 ‘마법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본선 16강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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