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적국에 못 간다”던 이란, 북중미월드컵 참가 공식 발표…무엇이 결심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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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북중미월드컵 출전을 공식 선언했다. 예정대로 미국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른다. 로이터=연합뉴스

북중미월드컵 개최국(미국)과 전쟁 중이라 본선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란이 대회 출전을 공식화했다.

영국 B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지난 31일(현지 시간) “이란은 월드컵에 참가한다. 경기는 예정대로 미국에서 치를 것”이라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발언을 앞다퉈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란은 매우 강한 전력을 갖춘 팀이며, (본선에 참가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도 했다.

이란축구협회도 한 목소리를 냈다. 메흐디 모하마드 나비 부회장이 직접 “우리에게 중요한 건 FIFA의 규칙과 규정이며, FIFA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A매치 평가전을 치른 튀르키예에서 현장을 방문한 인판티노 회장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이후 나온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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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월드컵 출전을 확인한 메흐디 모하마드 나비 이란축구협회 부회장. AFP=연합뉴스

이란은 아시아 최종 예선을 통과해 북중미월드컵 본선 G조에 배정 받았다. 조추첨 결과 조별리그 3경기는 모두 미국에서 치르게 됐다. 6월 15일과 2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질랜드와 벨기에를 연이어 상대한 뒤 장소를 워싱턴주 시애틀로 옮겨 26일 이집트와 격돌하는 일정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발발한 전쟁과 함께 대회 참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불참 쪽에 무게가 쏠렸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청소년부 장관은 자국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고 지도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한 상황에서 이란이 적국(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순 없다”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맞불을 놨다.

하지만 이후 FIFA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당초 이란은 경기 장소를 멕시코로 옮기는 방안을 요구했지만, 나머지 참가팀의 일정 문제 등이 겹쳐 수용되지 않았다. 결국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이 직접 북중미월드컵 불참 의사를 공식 철회했다. 타지 회장은 “우리가 보이콧하는 대상은 미국이지 월드컵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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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A매치 평가전을 치른 터키 안탈리아로 날아가 이란축구협회를 설득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AFP=연합뉴스

당초 부정적이던 이란이 태도를 바꾼 이유에 대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FIFA가 구사한 ‘압박과 회유’ 전략이 먹혀든 결과”로 풀이했다. FIFA는 이란이 월드컵 불참 의사를 밝힌 직후 “정치적 이유로 월드컵을 보이콧 할 경우 벌금 부과를 넘어 향후 수년간 각급 대표팀에 대해 국제대회 출전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이란축구협회를 압박했다. 한편으로는 물밑으로 공동 개최국 미국을 설득해 이란 선수들의 비자 발급 및 안전 보장 확약서를 받아낸 뒤 이란 측에 전달했다.

FIFA의 노력과 별개로 이란의 실리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월드컵에 불참해 국제 축구계에서 잊히는 것보다 적진(미국) 한복판에 들어가 이란의 건재함을 알리고 원하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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