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안보리에 ‘가자 즉각휴전’ 결의안 제출…네타냐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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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강조하며 다른 나라가 냈던 결의안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만류에도 베냐민 네탸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남부 공격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자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현지 매체 알 하다스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의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안보리에 결의안을 제출했고 각국이 이를 지지해주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말했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표결에서 최소 9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미국·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P5)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 이사국 등 15개국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제기된 휴전 요구 또는 촉구 결의안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서 러시아·브라질·알제리 등이 결의안을 제출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최우방국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줄곧 이스라엘 비호에 앞장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피란민 약 140만 명이 머무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하지 말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재차 거절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내 약 200만 명이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을 겪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악화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안보리 결의안 제출로 이스라엘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블링컨 장관은 “물론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지지한다”면서도 “최우선 과제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보호하고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휴전에 대한 강제조치로 이어질 수 있어서 이스라엘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 결의안은 아주 강력한 메시지와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하는 아랍·이슬람계 표심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5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휴전을 끌어내지 못하고 이스라엘 편을 들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아랍계 미국인 상당수가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아랍·이슬람계 밀집 지역인 미네소타·미시간주(州) 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에 기표한 유권자 수가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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