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리얼돌, 음란물 아니다” 수입 허가한 대법, 이 경우는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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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서울에 위치한 리얼돌 수입업체 물류창고에서 관계자가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이 ‘리얼돌’을 일괄적으로 수입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했다.
대법 ‘리얼돌 수입 허가’ 2019년 판례 재확인
유통업체 A사는 2020년 3월 ‘리얼돌(사람 형상을 본뜬 성기구)’ 3개를 수입하며 세관에 신고했으나 보류 처분을 받았다. 김포공항관세청은 A사가 수입하려 한 리얼돌이 성풍속을 해치는 음란한 물품이라고 봤다. 이에 A는 세관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A사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음란’이란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는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이라며 “이 사건 물품이 사람의 형상과 흡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음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음란’의 기준을 바꾼 2008년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이같은 기준은 리얼돌이 성기구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다고 봤다. 법원은 “성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용되는 도구”라며 “법령은 성기구를 그 자체로 곧바로 음란물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규제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만일 성기구가 공중의 영역에서 사용된다면 다른 법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라고도 짚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은 “이 사건 물품은 여성의 신체 외관을 본뜬 전신 인형 형태의 남성용 자위기구인 리얼돌로서 전체적으로 여성의 모습을 자세히 표현하고 있다”면서도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해 음란성을 띤다거나,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체 외관을 본뜬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성인용 기호품’ ‘성적 대상화’ 논란 이어져

이용주 전 의원이 2019년 10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이는 모든 리얼돌을 일괄적으로 수입 금지할 수는 없다고 본 대법원 판례를 재확인한 판단이다. 2009년 대법원은 처음으로 리얼돌 수입을 허가하며 수입을 금지할 수 있는 경우의 기준을 제시했다. 리얼돌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를 묘사해 음란성을 띠거나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체 외관을 사실적으로 본뜬 성행위 도구인 경우 등이다.
이후 2010년대 중국·일본산 리얼돌 유통이 증가하며 리얼돌은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2019년 6월 대법원이 재차 리얼돌 수입을 허가하는 판단을 내리자 여성계에서 반발이 일었다. 리얼돌 수입·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고, 국정감사장에 리얼돌이 등장하기도 했다.
다만 대법원은 미성년 여성의 신체를 본뜬 리얼돌의 수입은 막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2021년 대법원은 신장이 성인 여성 신장에 현저히 미달하고 미성숙한 모습을 묘사한 리얼돌에 대해 “아동에 대한 잠재적 성범죄의 위험을 증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2019년 대법원 판례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이 통관 보류 방침을 유지하면서 국세청은 행정소송에서 연거푸 패소했으나, 2022년에는 미성년의 형상이거나 특정 인물의 형상인 경우, 온열·음성 등 기능이 있어 안전성 확인이 필요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 통관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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