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끄다 지쳐 컵라면 끼니 때우는 소방관, 이 짠한 장면 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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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대저시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화하기 위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해 11월 15일 충남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당시 현장에 출동한 230여 명의 소방대원은 2박 3일간 진화 끝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초겨울 몸이 얼어붙는 상황에서 24시간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따뜻한 국과 밥 한 그릇이었다.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식사였다. 대형 화재와 산불, 구조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은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기 어렵다. 지친 몸을 이끌고 바닥에 주저앉아 컵라면과 빵으로 때우는 것도 일상이 됐다.
충남도의회 이재운 의원 '개정 조례안' 대표 발의
충남도의회는 장시간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대원의 급식 지원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재운 의원(계룡·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충청남도 소방기관 급식 환경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지난달 27일 건설소방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재난 현장에서 소방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119대원이 안정적인 여건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급식 지원에 관한 행정적·제도적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달 20일 대저시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화재 진화를 마친 소방대원들이 인명구조를 위해 내부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기존 조례가 소방기관(소방서·119안전센터·119구조구급센터·119지역대) 내 급식환경 조성과 양질의 급식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개정안은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근무자에 대한 현장급식 지원까지 범위를 확대한 게 핵심이다.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응급조치 등 장시간 이뤄지는 현장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식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자는 취지다.
이런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지역에선 민간 자원봉사단체가 급식을 지원하는 게 현실이다. 천안 이랜드 화재 현장에서도 대한적십자사와 이랜드복지재단, 인근 기업에서 소방대원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개정된 조례에는 ‘충남도지사의 책무’로 ‘도지사는 소방기관 급식의 질 향상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해 취사 인력 확보, 우수한 식재료 및 급식시설 등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소방대원 안정적 여건 속 임무수행 지원
충남도의회 이재운 의원은 “소방공무원이 장시간 재난 현장에서 제때 식사하지 못하는 문제는 단순히 불편을 넘어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높이고 현장 대응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급식 지원을 제도적으로 마련한 것은 대원들이 안정적인 여건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본적인 장치”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12월 대구시 북구 침산동 내 육가공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한 소방대원들이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리고 있다. 뉴스1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간 현장 소방활동으로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지 못한 경우는 연평균 8267명으로 집계됐다. 충남소방본부는 이런 통계를 기반으로 한 끼에 9000원씩 연간 7000여만 원으로 소방대원의 급식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1인당 급식단가(9000원)는 상위법령인 ‘지방자치단체 회계 관리에 관한 훈령’에 근거했다. 식사는 인근 식당 이용이나 도시락 구매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4월 9일 본회의 거쳐 이르면 이달 말 시행
충남도의회는 개정 조례안이 4월 9일 예정된 본회의를 통과하면 2주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23일 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예산은 집행부(충남도)와 협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쳐 신규 편성한 뒤 집행이 이뤄진다. 경북도는 지난 2월 6일 본회의에서 충남도의회와 유사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재운 도의원은 “조례 개정이 소방공무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재난현장 대응 체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 현장을 뒷받침하는 제도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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