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도에 아이 방임한 엄마, 법원은 친권 인정…‘아동탈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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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와 아동방임을 저지른 친모의 친권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와 논란이다. 친모는 이혼 소송 중 진행한 면접교섭에서 무단으로 아이들을 데려간 뒤 친권자인 친부에게 돌려보내지 않았는데, 법원은 되레 친모를 친권자로 변경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연합뉴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월 19일 A씨가 전 남편 B씨를 상대로 친권자 변경 청구 심판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어린 두 딸을 둔 A씨와 B씨는 지난 2021년부터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이혼의 결정적인 사유는 A씨의 외도였다. B씨는 A씨의 외도 사실을 목격한 뒤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별거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아이들을 방임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들의 이혼 소송을 담당한 1심 법원은 2022년 12월 21일 양육자로 B씨를 지정했다. 그러자 A씨는 나흘 뒤 진행한 면접교섭에서 아이들을 만난 뒤 B씨에게 돌려보내지 않았다. 이후 항소심 법원 역시 2023년 5월 B씨를 양육자로 지정했고, 이 판결이 그해 6월 확정됐다. 그런데도 A씨는 아이들을 인도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유아인도 이행명령’ 위반으로 감치와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A씨가 B씨를 상대로 친권자변경 심판을 법원에 청구했다. 친권자 변경은 이혼 등으로 이미 친권자가 정해진 경우 기존 친권자를 다른 부모로 바꾸는 것이다. 법원은 ▶기존 양육자가 방임 학대 등을 저지른 경우 ▶재혼·질병 등 기존 양육자 가정환경의 급변한 경우▶상대방의 양육 환경이 더 안정적인 경우 등 중대한 변경 사유가 있어야 청구를 받아들인다.
B씨 측은 “단독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육아일지를 작성하는 등 애지중지 키웠다”며 “전문가에 의해 이뤄지는 가사조사와 양육환경조사를 거쳤고, 이혼 재판부 역시 양육자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청구 기각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이혼에 A씨의 귀책사유가 상당 부분 있다는 것과 이혼 판결로 B씨가 친권자와 양육자로 정해진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이혼 판결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누구를 친권자로 정하는 것이 아동들의 복리에 부합하는지 살펴보면, A씨를 친권자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아동탈취 인정되면 제2의 존 시치 생길 것” 우려
러닝머신 시위하는 미국 아빠 시치 존 빈센트씨가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아이들을 되돌려달라며 무동력 러닝머신을 걷고 있다. 중앙포토
이혼·가사분쟁 과정에서 한쪽 부모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자녀를 무단으로 데려가 점거하는 행위를 ‘아동탈취’라고 한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아동탈취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 협약이 잘 지켜지지 않자 미국 국무부는 한국을 ‘헤이그 협약 미이행 국가’로 지정하기도 했다.
아동탈취 문제는 3년 전 “한국인 아내가 자녀들을 데리고 사라졌다”면서 서울 강남역 등에서 러닝머신 시위를 벌인 미국인 존 시치씨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A씨 사례처럼 면접교섭 중 아동탈취를 저지른 한쪽 부모가 친권자 변경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부모따돌림방지협회 원의림 변호사는 “A씨 사례처럼 법원이 아동탈취 행위자에게 친권자을 준다면 앞으로도 법원의 판결을 따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A씨 측 법률대리인은 “아직 재판 중인 사건이라 취재 협조는 어렵다. 다만 아동탈취 행위는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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