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짜 헌터 된 듯” 40대 찐팬도 깜짝…오픈런 부른 이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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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 상설전시장 입구. “삐~이이이잉” 경보음과 함께 “미확인 게이트 발생”, “헌터들은 즉시 전투 준비에 돌입하십시오”라는 묵직한 안내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러자 성인 키를 훌쩍 넘는 게이트(출입문) 앞에 선 관람객들이 침을 꼴깍 삼켰다. 마치 판타지 소설처럼 게이트 너머의 인간을 해치는 ‘마수(魔獸)’가 득실대는 던전(Dungeon)이 있을 듯한 분위기가 연출돼서다. 부모 손을 꼭 잡은 아이부터 친구끼리 온 중·고교생, 청년, 직장인 등의 눈이 온통 게이트 쪽으로 쏠렸다.
지난달 27일부터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 상설전시장에서 진행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의 입구 게이트 모습. 이 웹툰 속 던전 입구를 구현했다. 안대훈 기자
“진짜 헌터 된 듯”…웹툰 따라 바닥에 절하기도
이날 관람객들은 지난달 27일 창원컨벤션센터에 문을 연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 현장을 찾아 초현실적인 경험을 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뷰(view)’ 신화를 쓴 대표적인 K-웹툰으로, 게이트 너머의 마수로부터 현실 세계를 지키는 ‘헌터’들 사이에서 ‘인류 최약병기’로 불리며 무시당하던 주인공 성진우가 죽음의 위기 속에서 각성해 세상을 구할 최강 헌터로 레벨업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입구 게이트가 열리자, 바로 앞 벽면에 그려진 서슬 퍼런 얼굴을 한 석상 형태의 마수가 관람객들을 맞았다. 안광(眼光)을 번뜩이며 허연 이빨을 드러낸 채 ‘씨익(씩)’ 웃는 얼굴을 보며 “소름 돋는다”라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팝업 스토어가 차려진 이 입구 게이트는 웹툰 속 던전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웹툰 내용을 따라 그곳에 설치한 제단(祭壇) 앞에 넙죽 절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런 행동을 해야 마수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웹툰 설정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이 웹툰을 ‘5회독’ 했다는 찐팬(진짜 팬) 최준용(47)씨는 “만화 속 현장감이 살아 있다. 진짜 헌터가 돼 ‘던전 레이드(공격대를 꾸려 마수를 사냥하는 것)’에 참여한 것 같았다”며 들뜬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 상설전시장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에서 한 어린 관람객이 웹툰 주인공처럼 만화 속 내용을 따라해 절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사진 경남관광재단
비수도권 최초로 열려…주말엔 ‘오픈런’까지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가 비수도권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도와 창원시·경남관광재단은 세계적 흥행 콘텐트를 지역에 유치, 문화·관광 활성화를 꾀하는 동시에 콘텐트산업 기반을 확대할 계기로 삼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팝업 스토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체험형 세계관으로 구성됐다. 현장에선 웹툰 속 헌터처럼 개인 헌터증을 발급받거나 헌터 등급(E~S등급)을 결정하는 마력을 측정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 상설전시장에서 진행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에 가려는 시민들로 긴 줄이 생겼다. 사진 경남관광재단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진행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에 참여한 어린 관람객들이 웹툰 그림을 따라 그리고 있다. 안대훈 기자
실제 행사가 열린 첫 주말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을 정도로 인기다. 평균 40분 이상 대기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개막 이후 사흘 동안에만 약 3000명이 다녀갔다. 현장 굿즈(goods·특정 콘텐트 주제로 제작한 상품) 판매도 200건이 넘어, 일부 품목을 조기 품절, 예약 주문을 한 관람객도 있었다.
전시장에선 기존 굿즈 이외 지역 맞춤형 굿즈도 만날 수 있다. 경남 대표 캐릭터인 ‘벼리’를 웹툰 주인공 성진우가 부리는 소환수인 ‘그림자 군단’으로 꾸며 키링 9종, 맥세이프 6종을 만든 것이다.
경남 출신인 작가 위한 추모 공간도
이번 행사는 웹툰을 그린 경남 거창 출신의 고(故) 장성락 작가를 추모하고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장 작가는 2022년 37세의 나이에 뇌출혈로 유명을 달리했다. 팝업 스토어에 마련된 ‘작가존’에는 장 작가의 생애와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이 진열돼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에 웹툰을 그린 고 장성락 작가를 추모하는 작가존에 마련돼 있다. 이곳에 작가의 작업실을 구현, 작가가 실제 입었던 회색 후드티와 검은색 반바지가 전시돼 있다. 안대훈 기자
지난달 27일부터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에 웹툰을 그린 고 장성락 작가를 추모하는 작가존에 마련돼 있다. 이곳에 작가가 실제 작업할 때 썼던 손때 묻은 장갑이 전시돼 있다. 안대훈 기자
특히 장 작가의 작업실 구현을 통해 작화할 때 입었던 회색 후드티와 검은색 반바지, 손때 묻은 장갑 등을 전시했다. 3~7살 때 장 작가가 그림과 즐겨봤던 만화책 등도 볼 수 있다. 그간 공개된 적 없는 자료로, 현재 거창에 거주하는 장 작가의 부모가 제공했다. 웹툰 판권사(디앤씨(D&C)미디어)는 이런 추모 뜻을 기려, 이번 행사에서 지식재산권(IP)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작가존에 있는 ‘작가의 한마디’ 게시판에는 “우리 아들! 멋지구나. 고맙다. 아들아”(장 작가 부친), “보고 싶네. 고생 많았고 푹 쉬어!” 등 가족과 지인뿐만 아니라 “소중한 작품 잘 기억하겠습니다”, “장성락은 죽지 않았다. 그도 어딘가에서 S급 헌터가 되어 모험을 하고 있을 뿐” 등 팬들이 남긴 붙임쪽지(포스트잇)가 가득 붙어 있었다.
지난달 27일부터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 스토어'에 웹툰을 그린 고 장성락 작가를 추모하는 작가존에 마련돼 있다. 이곳에 있는 '작가에게 한마디' 게시판에 가족과 지인 그리고 팬들이 남긴 수많은 붙임쪽지가 붙어 있다. 안대훈 기자
팝업스토어에서는 오는 5월 17일까지 전시 관람과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다음 달 9일부터는 매주 나흘(목~일) 동안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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