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별 개방’…이라크·생필품 선박만 통과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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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지도와 원유 수송관.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사실상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일부 선박에 한해 제한적으로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했다. 다만 적용 기준이 불명확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란군을 총괄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국영 IRNA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이라크는 형제국으로, 호르무즈 해협 제약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제한은 적국에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적국 제외’ 등 추상적으로 표현되던 기준에서 나아가, 특정 국가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이라크는 해협 봉쇄 이후 석유 수출이 급감해 지난달 하루 평균 수출량이 전월 대비 약 97% 줄어든 상황이다.

이란은 또 인도주의적 성격의 화물에 대해서도 통과를 허용하기로 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생필품과 가축 사료 등을 실은 이란행 선박이나 오만만 인근 선박은 해협 통과가 가능하다. 이는 이란 농업부가 해운당국에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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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태국 선적 화물선 마유리 나리선. EPA=연합뉴스

다만 이러한 ‘선별 개방’ 조치의 실제 적용 방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라크 관련 조치가 이라크 국적 선박에만 해당하는지, 혹은 이라크산 석유를 운송하는 외국 선박에도 적용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업계 역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협 진입 자체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

인도주의 화물에 대한 통과 허용 역시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는 선박들이 해당 조건을 충족할 경우 외해로 이동할 수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어진 군사 충돌로 이란은 한 달 넘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선사 소속 컨테이너선과 일본 해운사 관련 선박 일부가 최근 해협을 통과한 사례가 확인되며, 제한적 통항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여부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조치의 실제 운용 방식과 지속 가능성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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