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허리에 좋다고 무작정 만보 걷기? 몸 균형 회복이 중요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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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지키는 능동 재활법

요통 근본 원인은 무너진 신체 균형
코어 근육 안정화하면 기능 회복
수술 치료 넘어 적극 재활해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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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코어 근육

허리 통증은 현대인의 숙명과도 같다. 두 발로 걷는 것 자체가 허리뼈에 하중이 집중되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갖는다.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앉아서 지내다 보니 척추의 C자 곡선이 무너지면서 디스크 내부에 불균형한 압박이 가해지기 쉽다. 무엇보다 편리해진 생활 패턴으로 활동량이 줄면서 코어 근육이 약해진 것이 문제다. 허리를 단단하게 잡아줘야 할 코어 근육이 퇴화하면 뼈와 인대가 그 짐을 대신 짊어지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그렇다면 통증이 사라지는 순간, 몸은 온전히 회복된 걸까. 새길병원 이대영 원장은 “통증은 무조건 싸워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몸이 균형을 되찾아 달라고 뇌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한다. 이 원장은 국내외 척추 치료의 변화와 트렌드를 이끄는 임상 전문가다. 특히 뼈의 구조적인 손상을 최소화해 척추 안정성을 유지하는 ‘골 절제 없는 요추 감압술(NOLD)’을 개발·발전시킨 의사다.

무분별한 신체 활동은 오히려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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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이 최근 현대인의 척추 건강 안내서 『100년 쓰는 완벽 허리』를 펴냈다. 책을 통해 척추를 수술하는 의사가 재활과 회복을 주제로 허리 통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보인다. 그는 “통증이 사라지는 것과 몸이 진정으로 회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뼈저린 깨달음을 얻었다”며 “뼈를 자르지 않고도 통증을 없애는 의학적 혁신에서 출발했지만 결국은 몸과 마음, 생활 전체의 회복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특히 이 원장이 겪은 두 가지 일화가 책 집필과 재활·회복을 연구하게 된 주된 동기로 작용했다. 첫 번째는 척추 협착증으로 이 원장에게 골 절제 없는 감압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환자 사례다. 수술 중에 뼈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고, 신경 압박도 충분히 해소됐다. 환자는 수술 후 통증이 많이 개선됐지만, 제대로 걷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두 번째는 요추 감압술을 잘 받았으나 재활에 소홀한 결과 3년 뒤 다른 뼈마디에 협착이 생긴 사례다. 이 원장은 “이처럼 많은 환자가 눈앞의 통증을 없애는 것에만 몰두한 나머지 진정으로 건강해지는 법을 잊고 산다”며 “의사의 수동적인 처치나 치료를 넘어 환자 스스로 일상에서 허리를 지키는 능동적인 재활이 허리 건강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허리가 아픈 사람들에게 가장 흔히 하는 조언은 “많이 걸어라” 혹은 “근력을 키워라”다. 그래서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80대 노인이 플랭크를 하거나 지팡이를 짚어야 할 70대가 만보계를 차고 매일 두 시간씩 걷는 광경이 흔히 벌어진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분별한 신체 활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 원장은 “우리가 접하는 운동 정보의 대부분은 젊고 건강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이미 금이 간 오래된 건물은 조심스럽게 보수해야 하는데, 그 위에 무거운 벽돌(근력 운동)만 더 쌓으려 하니 건물이 기우는 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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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이 제시한 새로운 대안은 ‘코어 인지(core cognition)’를 회복하는 것이다. 코어는 단순한 복부가 아닌 척추와 골반 그리고 몸통 전체를 안정시키는 심부 근육을 뜻한다. 복횡근, 다열근, 횡격막, 골반저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몸의 중심에서 서로 협응해 몸이 일어설 때, 걷거나 달릴 때,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협착증을 비롯한 척추 질환자나 만성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코어 인지 훈련이다. 이는 단순히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라기보다 몸속 깊은 곳의 속 근육이 언제, 어느 강도에서, 어떤 순서로 수축해야 척추 마디를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지 몸에 각인하는 과정이다. 내 몸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감지하고 호흡과 골반, 머리 정렬을 미세하게 맞춰 나가면 된다.

코어 인지 훈련부터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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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인지 훈련법은 크게 4단계다. 첫째 이완이다. 이는 정신적·신체적 이완을 뜻한다.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으면 속 근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통증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근육의 힘을 빼야 한다. 걱정도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이완해야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속 근육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둘째, 생각이다. 체중을 이동하겠다는 생각과 의도만으로 몸의 긴장을 우회해서 몸이 반응하게 만드는 단계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는다고 생각하면 몸에 힘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한쪽 발에 체중이 더 전달됨을 발의 압력으로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느낌이지만 1개월 이상 반복하면 6대 4, 8대 2까지 저절로 움직여지는 체중 이동이 가능해진다.

셋째, 체중이 이동할 의도를 가지면 뇌가 선행적으로 복횡근을 먼저 수축시킨다. 만성 통증 환자는 이 반응이 떨어져 있다. 훈련을 통해 이 반응이 회복된다. 이러한 자동적인 복횡근의 긴장이 척추를 보호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앞선 단계를 통해 얻은 움직임을 뇌에 새기는 과정이다. 일상생활 중 아랫배에 힘이 저절로 들어가 있는 느낌을 자주 떠올리는 것(인지)이다. 시간이 필요하지만 결국 자동화(습관)가 돼 건강한 허리를 만든다. 요약하면 긴장을 풀고 저절로 움직이도록 훈련하고 그 자세와 연관된 감각을 자주 인지하는 것이 습관(저절로 취해지는 자세)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근력 운동은 코어 인지가 훈련된 다음에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대영 원장은 “코어 인지가 걷거나 서 있기 같은 일상의 모든 움직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되면 비로소 ‘100년 쓰는 완벽 허리’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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